물대포 논란에 학교측 적극 해명
[ 김봉구 기자 ] 153일간 이어진 서울대 본부 점거농성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대학 교직원들이 본부를 점거한 학생들을 끌어내고, 학생들이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학생들은 소화기를 분사하고 교직원들이 맞대응해 소화전의 물을 뿌리면서 난장판이 됐다.
학교 측과 학생들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11일 아침 일찍 교직원 400여 명과 사다리차 3대 등을 동원해 행정관에 진입했다. 점거농성을 벌여온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한 본부 점거본부’(점거본부) 소속 학생 30여 명은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
학생들은 학교 측 행위를 “기습적” “침탈”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력 규탄했다. 학교 측 표현은 달랐다. “행정관 2·3·5층의 행정부서 입주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8일 이러한 결정을 점거본부 측에 통보하고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라고도 했다.
이후 건물 밖으로 쫓겨난 점거본부 소속 학생들이 재진입을 시도하면서 소화기를 분사하자 교직원들은 소화전 물을 뿌리며 맞섰다. ‘물대포’ 논란을 빚은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밀폐된 공간이 소화기 분말로 가득 차는 위급한 상황 때문에 소화전을 이용해 실내 가스를 진정시키려 한 것”이라며 “소화기를 난사한 학생이 건물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물을 뒤집어쓴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불가피한 자기방어적 수단이었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또 행정관 4층은 시흥캠퍼스 관련 합의가 나올 때까지 이사를 추진 않기로 하는 등 학생들 입장을 감안한 점을 거론하면서 “학생들이 탈진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4층을 점거한 학생들이 감금됐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시흥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며 서울대 행정관을 점거한 후 150일 넘게 이어진 학생들의 농성은 일단락됐으나 물리적 충돌 후유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점거본부 소속 학생들은 13일 시흥캠퍼스 추진 저지 집회를 여는 등 반대 행동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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