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후 첫 공식 발언
[ 심은지 기자 ] 김대환 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사진)이 사퇴 후 9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강단에 섰다. 지난 10일 한경 MBA 노사전문과정 개강을 기념하는 자리에서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노정(노동자·정부) 관계가 아니라 노사(노동자·사용자) 관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때 노동부 장관(2004~2006년)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2013년 6월부터 박근혜 정부 요청으로 노사정위원장을 맡았다. 외환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 없이도 자발적으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내긴 했지만 결국 대타협이 파기되면서 작년 6월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노사정위원장 자리는 9개월째 비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엔 노동자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엔 사용자들이 공세를 펼쳤다”며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서로 대립각을 세우는 데 치중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는 장악력을 잃어가고 사용자는 노조를 계속 피하고 있다”며 “노사 대결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대립 관계가 바뀌어야만 노동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사 간 자율성 회복이 우선과제라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정책을 나열하고 법을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노사가 자율적으로 뜻을 모아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이중구조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해선 “결국 소통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앞으로 노동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최종석 노동전문위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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