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사저 주변 모습
경찰 병력도 1000여명 배치
지지자들 "박근혜" "대통령" 연호
[ 성수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사저 부근은 태극기를 손에 든 지지자 1000여명(경찰 추산)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부르짖기도 했다.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윤상현 등 친박계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사저 앞으로 집결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 사실이 알려진 12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 단체들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애국시민들 집결하라’는 내용으로 사저 앞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면서 수백 명의 지지 인파가 모였다. ‘엄마부대’ 등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인터넷 방송 등에서 박 전 대통령을 환영하러 사저 앞에 모이자고 홍보했다. 인파는 시간이 갈수록 불어났다. 인근 커피숍 등은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든 일반 시민들로 가득찼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삼성동 사저 인근 골목길에 철제 펜스를 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경찰 투입 병력만 1000여명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사저 앞쪽 도로에 통제선을 친 경찰과 대치하는 ‘아찔한 순간’도 벌어졌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는 지지의 구호가 많았지만 “계엄령을 선포하라” “헌법재판소와 국회를 해산하라”와 같은 극단적인 구호들도 이따금 들렸다.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모아 만든 대형 깃발도 등장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줬다.
곳곳에서 몸싸움과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중 일부는 “좌파 언론 물러가라”며 취재기자들을 향해 반감을 드러냈다. 사다리에 올라 촬영하는 기자를 막무가내로 끌어당기는 이들도 있었다. 한 방송사 카메라가 파손됐고, 성난 시위대의 압력에 일부 기자들은 장비를 철수해야 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복귀는 오후 5시께 비서진과의 티타임을 통해 전격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30분께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실제 출발은 40분가량 지연됐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청와대를 출발해 20여분 만에 사저에 도착했다.
사저 안팎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주인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 6시40분께 인부들이 장판을 교체하기 위해 나타났다. 이어 대형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인터넷 설치기사 등이 잇따라 사저에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사저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한 지지자들은 오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했고 낮 12시쯤 사저 앞 골목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쥔 이들로 꽉 찼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