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리견적 앱 '카닥' · '카수리'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어 보내면 정비업체들 간 경쟁입찰 방식
가격 투명성 높여 비용 최소화
[ 김정우 기자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수입차 오너드라이버다. 최근 마트에서 후진하던 중 주차 벽을 들이받아 자동차 뒤범퍼 칠이 벗겨졌다. 인근 자동차 정비소를 찾아 가격을 물었더니 50만원을 요구했다. 벗겨진 면적에 비해 금액이 과하다 싶어 다른 정비소를 찾았다. 해당 정비소에서는 범퍼 전체 교체를 권하며 150만원의 가격을 내밀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자동차를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자동차 수리 견적 비교 앱(응용프로그램)을 추천받았고 25만원에 차를 수리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자동차 수리 피해 관련 상담은 5800건에 육박했다. 이 중 피해 구제로 이어진 사례만 274건이다.
불투명한 서비스와 가격 책정으로 소비자의 원성이 자자한 자동차 정비 시장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 업체들이 자동차 수리·정비 견적 비교 앱을 속속 내놓으면서 가격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수리·정비 앱의 특징은 집에서도 손가락 하나로 비교 견적을 뽑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가지’ 걱정도 덜고 발품도 아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카닥과 카수리다. 두 앱 모두 차가 긁혔을 때 사진을 찍은 뒤 차종과 연식을 적어 앱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찍어 많이 올릴수록 가격 책정이 쉽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게재된 사고 차량의 사진은 앱에 회원사로 등록한 모든 정비업체가 볼 수 있다. 정비업체들은 이를 보고 제공 가능한 수리 내역과 비용, 예상 수리 기간 등을 담은 견적서를 사용자에게 보낸다. 경쟁 입찰 방식을 적용해 수리비용을 최소화한 것이다.
카닥을 이용해 수리가 필요한 차량의 사진을 올려봤다. 채 5분이 되지 않아 한 정비소에서 견적을 보내 왔다. 약 1시간이 지났을 때 정비소 다섯 곳이 상세한 수리 내역과 함께 가격을 제안했다. 가격은 업체별로 달랐는데, 최저가와 최고가 차액은 20만원 정도였다. 일부 업체는 무료로 자동차를 가지러 온 뒤 정비가 끝나면 다시 가져다주는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 혹시 ‘싼 게 비지떡’이 아닐까 의혹이 생기는 이용자는 해당 정비업체의 후기를 참고하면 걱정을 덜 수 있다. 앱을 통해 정비를 마친 이들의 불만과 만족도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카닥은 2013년, 카수리는 2015년 출시됐는데 두 곳 모두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용자는 각각 80만명과 20만명에 달한다. 출시된 해부터 지난 1월까지 누적 수리 처리 금액은 카닥이 324억원, 카수리는 58억원이다. 양 사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카닥은 수입차 경정비 서비스인 카닥 테크샵을 최근 오픈했다. 카수리는 찾아가는 소모품 교환 서비스인 런오일을 시작했다.
김정우 한경비즈니스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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