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문재인 "준엄한 헌법가치 확인"…안희정 "화합·통합시대로 가자"

입력 2017-03-10 17:14
대선주자·여야 반응

이재명 "철저히 청산해야 화합"
안철수 "갈라진 국민 묶어야"

정세균 "정치권 통렬한 반성을"
인명진 "헌재 결정, 중하게 수용"


[ 김기만 기자 ] 정치권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와 관련, 승복과 존중을 강조하면서 통합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발표문을 통해 “위대한 국민께 경의를 표한다”며 “헌법 1조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숭고하고 준엄한 가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탄핵심판 결정을 지켜본 뒤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그 가족을 위로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반목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민주주의 헌법 정신으로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헌재가 국민이 주권자라는 것을 만천하에 선포했다”며 “한겨울 칼바람과 적폐세력의 반(反)역사를 모두 이겨낸 국민께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세계적으로 비폭력 평화혁명의 성공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은 이제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진심으로 승복하고 화해와 통합을 말씀해달라”고 호소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분열과 대립은 오늘로 끝내야 한다”며 “모든 정파는 정쟁을 중단하고 협치와 연정으로 화합에 매진하자”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탄핵은 부끄러운 과거와의 결별”이라며 “권위주의와 정경유착, 부정부패 등 적폐 청산은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정치권이 통렬한 자기반성을 통해 정치개혁에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각 정당도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는 뜻을 밝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며 “‘주권재민’의 헌법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평가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이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시민혁명을 만들었다”며 “무한책임의 자세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집권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죄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재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하고 인용 결정을 중하게 수용하겠다. 공당으로서 분골쇄신의 각오로 당 개혁과 국가 개혁에 임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정의와 헌법을 지키기 위해 탄핵을 주도했다. 초대 당 대표로서 소임을 다해 이제부터 백의종군하겠다”며 사퇴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