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잠재 손실 '눈덩이'

입력 2017-03-09 18:02
미국 원전 관련 수천억엔 추가 손실
LNG 사업도 1조엔대 적자 예상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도시바의 잠재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원자력발전소 공사 지연으로 최대 수천억엔 규모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과 관련해서도 최대 1조엔대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이후 미국 정부의 안전기준 강화로 도시바는 원전 4기 건설 공사가 늦어져 공사 비용 증가와는 별개로 최대 수천억엔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발주처인 전력회사가 미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도시바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당초 2020년 말까지 운전을 개시한 신설 원전에 대해 발전량 ㎾당 1.8센트의 세금을 공제해주기로 했다. 원전 1기에 세액 공제는 최대 11억달러로, 제때 가동에 들어가지 못하면 전력회사는 최대 5000억엔 규모의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도시바는 2017년까지 끝내기로 한 미국의 원전 공사를 2020년으로 연장하면서 이미 7000억엔(약 7조원)가량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도시바가 LNG 사업에서도 최대 약 1조엔의 손실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3년 도시바는 미국 기업과 2019년 9월부터 20년간 연간 220만t 규모의 셰일가스 조달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중동산 LNG 가격이 하락하면서 셰일 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다.

도시바는 조달 예정인 LNG의 절반 이상은 일본 업체에 공급하기로 기본계약을 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구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어 가격 차만큼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도시바는 판매 여부에 관계없이 2019년부터 미국 기업에 LNG 대금을 지급해야 해 2019년 3월 말부터 손실이 발생한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