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닝 칭화대 교수의 중국 경제 진단
[ 김우섭 기자 ]
“중국의 고(高)레버리지(차입)와 생산과잉 문제는 정부의 ‘암묵적 보증’ 위에 나타났어요. 중국인과 기업이 위험천만한 도박성 투자를 거침없이 해대는 이유죠.”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 경제학자인 주닝 칭화대 재정학과 교수(사진)는 9일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한 ‘2017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경제에 애정 어린 충고를 쏟아냈다. ‘중국 경제정책 방향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과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의 대담을 통해서다.
주닝 교수는 중국은 버블(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림자금융’(소규모 신탁회사, 자산관리회사 등)을 통한 대출 급증을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인들은 정부가 주식, 부동산, 금융 등이 요동칠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한 점을 기억한다”며 “무엇을 해도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란 생각에 무리하게 돈을 빌려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총 국가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28%에서 2013년 216%로 증가했다. 올해엔 이 비율이 GDP의 27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주닝 교수는 예상했다.
경제 버블의 또 다른 징후로 급등하고 있는 베이징 주택 가격을 꼽았다. 주닝 교수는 “2015년 베이징 중심가 아파트 가격은 서울보다 30~40% 비쌌지만 현재는 80~10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 1인당 GDP가 한국의 절반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과 한국의 전례와 비교해볼 때 고속 성장 이후 극심한 경기 침체 또는 디폴트(국가부도)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닝 교수의 설명이다.
주닝 교수는 과열된 경제에 브레이크를 거는 구조조정이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산층 인구가 3억5000만명인 중국 시장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며 “단기 성장에 목을 매기보다는 속도는 낮추고 의미 있는 경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