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바이오헬스부 기자) 보톡스라 불리는 보툴리눔 독소 제제 전문업체 메디톡스가 광고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1억3000만원 규모 과징금을 물게 됐습니다. 대웅제약과 휴젤 등 경쟁업체를 겨냥해 보톡스의 재료인 보툴리눔 독소 균주의 유전자 염기 서열을 공개하라는 TV 광고를 내보낸 데 따른 것입니다.
9일 식약처는 메디톡스의 제품 6개에 대해 광고 규정 위반으로 판매 정지 1개월과 광고 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제품 6개 중에 5개 제품에 대한 판매 정지는 판매 정지 1개월에 해당하는 과징금 1억3100만원으로 대체했습니다.
식약처의 행정처분 대상이 된 메디톡스의 TV광고는 지난 1월 지상파방송을 탔습니다. 이 광고에서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독소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모델인 배우 이서진의 목소리로 “보툴리눔 톡신(독소) 공개하면 됩니다. 진짜 연구하는 바이오제약회사 메디톡스”라는 멘트도 담았습니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경쟁사가 통조림이나 토양에서 고위험 병원체인 보툴리눔 독소 균주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국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어떤 곳에서 어떻게 발견했는지 기원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식약처는 이 광고에서 ‘진짜’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습니다. 전문의약품을 광고하면서 ‘진짜’라는 절대적 문구를 사용해서 광고했다는 것인데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의약품 효능, 효과를 광고할 때에는 ‘이를 확실히 보증한다’거나 ‘최고’ ‘최상’ 등 절대적 표현을 광고에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식약처는 “‘진짜’라는 문구를 여러차례 강조해 일반 소비자가 다른 회사 제품은 가짜라고 오인할 수 있으며 타사 비방 목적의 광고”라고 판단했습니다.
식약처는 또 ‘전문의약품 암시광고 금지 위반’ 항목도 적용했습니다. ‘대중광고가 금지된 품목(전문의약품)을 특정 질병 등으로 나타내 암시하는 광고를 하지 말 것’이라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판매금지 1개월을 추가한 것인데요. 메디톡스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해당 광고는 경쟁사의 비방 목적이 전혀 없으며 유전자염기서열을 공개하자는 취지로 제작됐다”면서 “식약처의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톡스 업계 균주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주목됩니다.(끝)/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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