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베네수엘라 이은 브라질 사회주의의 추락

입력 2017-03-08 17:33
브라질의 추락이 극적이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3.6%를 기록하고 말았다. 한 해 전 -3.8%에 이은 파국적 결과다. ‘8분기 연속 마이너스’라는 역대 최장기간 역성장도 진행형이다. 국가신용등급은 이미 2015년 9월 투기등급이 됐다.

브릭스의 대표주자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경제의 미래’로 불리던 브라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때는 ‘나홀로 성장’으로 찬사받기도 했다. 이런 브라질을 벼랑 끝으로 몰아간 것은 룰라와 호세프로 이어진 좌파정부 14년의 포퓰리즘 정치다. 작년 9월 탄핵된 호세프 전 대통령의 실정이 자주 거론되지만, 복지 포퓰리즘은 전임 룰라 시절부터 본격화됐다. 5000만명에 달하는 저소득층의 기본소득을 지원하는 ‘볼사 파밀리아’를 재정에 대한 고려 없이 도입한 사람은 룰라다. 석유를 팔아 번 돈으로 산업을 키우기보다 나라 예산의 75%를 복지에 투입하며 흥청망청 파티를 벌였다. 퇴직 후 받는 연금이 현역시절 연봉보다 많은 화끈한 연금제도는 경제를 질식시켰다.

연평균 4%를 웃돈 룰라 시절의 경제성장도 퍼주기 앞에서는 무력했다. 2014년 무렵 유가 급락이 브라질 경제 추락에 결정타가 됐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마약보다 무섭다’는 포퓰리즘의 늪으로 빠져들자 2011년부터 거품 경제가 꺼지기 시작했다. 호세프가 뒤늦게 연금제도에 칼을 댔지만 역부족이었다. 3년 연속 재정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작년에는 그 규모가 56조원에 달했다. 호세프 탄핵사유가 된 ‘정부회계 조작’도 국영은행 돈을 빌려 재정적자를 메운 뒤, 그 내역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었다.

브라질의 추락은 베네수엘라의 비극과도 오버랩된다. 남미 좌파벨트의 리더 격이던 베네수엘라는 이제 인구의 82%가 빈곤에 허덕인다. 석유 전력 통신 등을 국유화하고, 무상복지를 확대하며 호기를 부린 결과다. 복지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사탕발림은 악마의 유혹이다. 국부는 땀과 노력으로만 쌓인다. 한국의 자칭 대선주자들은 기본소득제니 무상교육이니 하는 포퓰리즘 선동에 오늘도 여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