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80만가구 집들이
[ 조수영 기자 ]
부동산 경기 활황을 맞아 활발하게 분양됐던 단지들이 올해부터 속속 준공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예년의 두 배에 가까운 총 80만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계약 포기, 잔금납부 지연 등 입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본격적인 ‘입주전쟁’의 막이 오른 셈이다.
◆5월까지 5만5550가구 입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부터 5월까지 서울 4528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서 1만2395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지방 입주물량은 4만3155가구다. 시기별로는 서울 마곡(1194가구), 서울 영등포(1722가구) 등의 집들이가 몰려 있는 4월 입주물량이 2만1420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5월 2만858가구(수도권 6007가구, 지방 1만7056가구), 3월 1만3272가구(수도권 2030가구, 지방 1만1242가구) 순이다.
서울에서 한강로 래미안용산더센트럴(195가구), 마곡지구 마곡힐스테이트 13단지(1194가구), 신길동 래미안 에스티움(1722가구), 성수동 트리마제(688가구) 등이 입주한다.
수도권에서는 1222가구 규모의 하남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를 비롯해 김포한강신도시 한신휴더테라스(351가구), 시흥 배곧신도시 이지더원(840가구), 수원 이의동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446가구) 등이 새 주인을 맞을 예정이다. ‘미사강변센트럴자이’는 지상 29층, 12개동, 공급면적 117~171㎡로 이뤄진 중대형 단지다. 2014년 11월 1순위 청약에 7696명이 몰리며 평균 6.51 대 1을 기록했다. 단지 내 한홀초가 있고, 하남고가 단지 맞은편에 있다. 동쪽으로 망월천과 수변근린공원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지방에선 세종시 입주 물량이 9000가구에 이른다. 세종 1-4생활권 반도유보라(580가구), 2-2생활권 세종더샵힐스테이트(1694가구)·메이저시티(3171가구)·캐슬파밀리에(1944가구)·금성백조예미지(672가구) 등이다. 세종반도유보라(11단지)는 지상 30층 8개동 규모에 112㎡의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다. 도담초·중·고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고 정부청사는 차로 3분 거리에 있다.
이 밖에 대전 유성구 문지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1142가구), 경남 창원시 북면 감계힐스테이트(1665가구) 등의 대단지도 입주에 나선다.
◆셔틀버스 등 입주지원 마케팅 활발
건설사들은 올해 입주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2010년을 전후해 건설업계를 강타했던 입주대란 경험 때문이다. 분양 호황기인 2006~2007년 아파트가 대거 분양됐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계약자들의 입주 포기가 잇따랐다. 잔금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건설사는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셔틀버스 운영 등 차별화된 입주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양주신도시의 ‘옥정센트럴파크 푸르지오’에서는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단지는 앞으로 수년간 5만8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양주신도시의 첫 번째 민간아파트 입주단지다. 아이들의 통학과 쇼핑, 출퇴근 등을 돕는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단지 내 초등학교가 올 2학기에나 개교할 예정이어서 입주단지 내 아이들의 통학을 돕는다.
이 단지는 카셰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서비스업체와 협약을 맺고 승용차 3대를 입주민 공용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단지 안팎의 대기질을 체크해 입주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시간별 공기질 상황을 알려주는 ‘대기질 체크시스템’도 운용 중이다. 신상열 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장은 “사전 리스크 관리를 해왔지만 올해 공급량이 특히 많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입주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입주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고객센터 조직을 크게 보강했다. 주택마케팅을 담당하던 임원이 고객센터를 지휘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마케팅팀장은 “입주단지별로 분양가에 붙어 있는 웃돈, 손바뀜, 중도금 연체율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실수요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대출 주선, 연체이자요율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입주대란이 전용 85㎡ 이상 대형 아파트, 지방 소도시에서 주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지방에서 분양한 건설사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2010년 입주대란으로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까지 겪은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당시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미회수 잔금도 크게 증가했다”며 “입주난으로 회사가 휘청인 경험이 있어 올해는 입주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