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외국계 증권사 중 수익 상위권 비결은

입력 2017-03-08 09:58


(정소람 증권부 기자)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금융투자(노무라증권)가 지난해 국내에서 높은 수익을 올려 화제입니다. 쟁쟁한 대형사들을 제치고 전체 외국계 증권사 중 4위를 차지했는데요. 지난해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암흑기’라고 할 정도로 대형 인수·합병(M&A) 거래가 적었던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비결은 뭘까요?

우선 전통적인 수익원 부문에서 ‘빅 딜’은 아니지만 꾸준히 거래를 수임했다고 합니다. 상반기에는 동부팜한농 매각을 자문했고 하반기에는 유피케미칼을 중국 화학회사에 매각하는 거래를 맡아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또 노무라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채권발행시장(DCM)에서도 평년 이상 실적을 내면서 ‘기본’ 이상의 바탕을 다져놨지요.

여기에 지난해 ‘대어급’으로 꼽힌 해외 상장 건에 함께 관여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기업 공개(IPO)를 할 경우 증권사들이 받는 자문 수수료는 공모 금액 대비 1% 이하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출혈 경쟁 속에 관례적으로 적은 수수료가 굳어진 탓입니다. 하지만 해외 상장은 자문 수수료가 훨씬 높지요. 미국의 경우 평균 공모금액 기준 6~7%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도 이에 비해 조금 낮기는 하지만 4~5%로 국내 보다는 훨씬 높습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네이버 라인(LINE)의 일본 증시 상장과 아쿠쉬네트의 뉴욕 증시(NYSE) 상장에 공동 주관사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두 회사가 모두 해외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회사도 만족할 만한 수수료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이죠. 다만 노무라증권이 자문하고 있던 롯데케미칼의 미국 엑시올 인수 건과 호텔롯데 상장 건이 무산되면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고 합니다 .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계 증권사인 JP모간도 지난해 대형 M&A 자문 실적을 평년보다 내지 못했음에도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높은 수익을 내면서 본사로 이익 잉여금 총 1000억원을 송금했는데요. ‘빅 딜‘ 부재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알짜 수익을 내는 회사들은 계속 건재해 보입니다. (끝) / ram@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