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특검, 태생부터 위헌…재단서 1원도 이익 안얻어"
[ 고윤상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측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황당한 소설”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특히 “박 특검은 태생부터 위헌인 전형적인 정치적 특검”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대통령 측은 박영수 특검의 문제점으로 △위헌성 △정치적 중립 위배 △무리한 수사 △사실관계 조작 △피의사실 공표 △인권유린 △무리한 법리 구성 등을 들었다.
박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6일 ‘박영수 특검의 발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의 입장’이란 51쪽짜리 자료를 내고 “이번 특검 및 특검보는 일부 야당의 추천만으로 구성돼 출발선부터 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검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주요 혐의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은 1990년께 소유하고 있던 장충동 주택을 매각한 대금으로 삼성동 사저를 구입했고 옷값 및 의상실 운영비는 전액 사비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은 재산상 이해관계를 같이한 사실이 없고 아무런 금전 거래도 없었으며 완전히 분리된 경제 주체”라고 강조했다.
‘삼성 합병’ 찬성을 지시하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최씨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을 부탁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유 변호사는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을 독대했을 때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문화와 체육 발전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사실은 있지만 재단 설립을 지원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부회장에게 ‘승마협회 지원이 미흡하고 임원들의 열의가 부족하므로 이를 교체하고 정유라를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문화와 체육 재단을 설립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대통령과 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라는 특검 수사 결과를 반박한 것이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은 재단 운영과 관련해 단 1원의 재산상 이익도 취득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는 “특검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공정하게 수사해야 함에도 범법자인 고영태 등을 비밀리에 접촉해 일방적인 진술만 듣고는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특검을 몰아세웠다. 또 “수사 착수 직후 대기업 임직원에게 ‘뭐든 몇 개씩 스스로 불어라’ ‘불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겁박했고 한 재벌에는 ‘대통령과 대화 내용을 자백하면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제안해 놓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며 강압 수사와 인권 유린 의혹을 제기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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