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에 공장…LG '세탁기 1위' 굳히기

입력 2017-03-01 20:47
2억5000만달러 투자…2019년 가동
월풀 견제·트럼프 무역장벽 돌파


[ 노경목 기자 ]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가 미국에 세탁기 공장을 짓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 보호주의 장벽을 넘고 월풀 등 현지 업체들의 견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내슈빌의 테네시주 청사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빌 해슬램 테네시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탁기 공장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테네시주 북동부의 클라크스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한 해 세탁기 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공장 가동 시점은 2019년 상반기다. 계획된 공장 연면적은 7만7000㎡인데 확보한 공장 부지는 125만㎡에 달해 앞으로 세탁기 외에 냉장고나 TV 등의 생산라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상반기 중 부지 계약을 끝내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생산라인 설계를 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900달러 이상)에서 매출 기준 28.9%를 점유했다. 삼성전자까지 합하면 한국산 드럼세탁기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이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중국에서 생산한 한국산 세탁기에 32~5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텃밭을 위협당한 미국 업체들의 물밑작업이 성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견제를 뿌리치기 위해 LG전자는 미국 내 세탁기 공장 설립을 추진해 지난해 말부터 테네시주와 구체적인 투자 내용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인건비가 높지만 물류비 감소와 반덤핑 제재 회피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6년 전부터 추진해 온 사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일자리 유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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