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프런티어] AI 건전성 진단 알고리즘 개발…기계 고장 시기 예측해 선조치

입력 2017-03-01 16:04
울산과학기술원 시스템신뢰성연구실


[ 최승욱 기자 ]
우리들은 기체 결함에 따른 비행기 추락사고, 노후 원자력발전소 수명 연장 논란 등의 뉴스를 종종 접한다. 사람이 몸에 이상이 오면 병원에 찾아가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건강관리에 집중하는 것처럼 시스템도 고장이 나기 전에 스스로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와 관리를 받는다면 어떨까.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기계 및 설비 등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지 보수 비용 절감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계가 스스로 이상 상태를 측정, 진단, 예측 및 건전성 관리까지 하는 기술을 ‘고장예지관리기술’이라고 한다. 울산과학기술원 시스템신뢰성연구실(책임교수 권대일·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한 기계, 전기, 전자 시스템의 신뢰성 평가 및 예측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고장예지관리기술을 구현하려면 이상 상태의 실시간 측정 방법을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시스템 운용 중 건전성을 실시간 측정하기 위해 센서리스 센싱기술(시스템 건전성을 부가 장비 없이 측정하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연구실은 디지털 전송신호를 이용한 시스템 건전성의 센서리스 센싱기술 개발, 생산 설비의 건전성 관리를 위한 최적의 고장 및 이상상황 예측진단 방법 제시를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미 시스템 자가진단을 위한 센서리스 센싱기술 개발을 마쳤다. 이후 전자부품이나 와이어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 중이며 국내 특허 등록과 미국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또 인공지능을 이용한 건전성 진단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이를 기업에서 얻은 빅데이터에 적용해 설비의 미래 고장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고장예지관리기술 적용을 통한 기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 융합은 4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돼 제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권대일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고장예지관리 기술을 개발하려면 고장 데이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장 데이터가 기업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기업에서는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소스 코드가 무료 공개된 리눅스처럼 오픈 소스 기반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듯이 고장 데이터를 대외 공개해 연구자들에게 다각도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면 기계 및 설비 등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기업에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권 교수는 “공학에서 개발한 기술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일 수 있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고장예지관리기술의 현장 활용도를 넓힐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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