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보험 체납액 '눈덩이'…13조 육박

입력 2017-02-28 19:05
수정 2017-03-01 06:21
조선·해운 불황에 산재보험 징수율 하락

구조조정 기업 증가…산재보험 장기체납 23.6%

노후대비 인식 높아져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납부율 눈에 띄게 개선


[ 심성미 기자 ]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의 지난해 체납 누적액이 13조원에 육박했다. 최근 4년 새 20% 이상 불어났다. 저성장 고착화로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난 탓이다. 그나마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징수율은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노후 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구조조정과 경기악화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체납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여파

4대 보험료를 징수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보험 체납액은 12조861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12조6798억원)에 비해 1820억원 늘었다. 경기회복이 더뎌지면서 4대 보험 체납액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4년 전인 2012년(10조6038억원)보다는 21.2% 증가했다. 보험별로는 국민연금 체납금이 6조70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보험 체납액은 4조8119억원을 기록했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체납액은 각각 4865억원, 760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대 보험 체납액이 늘어난 것은 조선·해운업종이 불황을 겪으면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징수율이 전년보다 떨어진 영향이 컸다. 작년 산재보험 징수율은 98.8%로 전년(99.3%)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2012년(98.6%)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징수율이다. 고용보험 징수율 역시 99.6%에서 99.4%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STX조선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해운·조선 업황이 크게 악화됐다”며 “정부 지침으로 조선업종에 한해 보험 납부기일을 연장해 주는 등 한동안 체납액에 대한 압류절차도 들어가지 않아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징수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원과 분담하지 않고 사용주가 전액 납부하는 산재보험은 4대 보험 중 가장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산재보험 체납 사업장 가운데 6개월 이상 장기 체납한 사업장은 23.6%에 이른다.

노후 걱정에 국민연금은 인기

반면 국민연금 징수율은 95.7%에서 96.2%로 0.5%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내지 않아도 당장 피해 볼 일이 없어 지역가입자의 납부율은 직장가입자에 비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지역가입자 3분의 1은 보험액을 체납할 정도다.

최근 들어선 상황이 바뀌고 있다. 매년 70% 초반을 맴돌던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징수율은 지난해 76.1%로 껑충 뛰었다. 저금리시대에 안전한 노후 준비를 위해 국민연금에 신규 가입하고, 납부도 제때 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소 가입기간인 10년을 못 채우고 60세에 도달한 가입자에게 최대 65세까지 가입기간을 늘려주는 제도도 인기다. 이런 임의계속가입자는 2012년 8만8576명에서 지난해 28만3134명으로 늘었다.

전업주부 등 국민연금 가입의무는 없으나 연금 수급을 위해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임의가입자도 2012년 20만7890명에서 지난해 29만6757명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30만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임의가입자 가운데 전업주부 등 여성의 비율은 84.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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