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5시
[ 김익환 기자 ] SK그룹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손꼽히는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안성은 한국도이치은행그룹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로 했다. 국내 주요 그룹에선 흔하지 않은 일이다.
SK그룹 지주사 SK(주)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 대표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안 대표는 외국계 IB에서만 20년 넘게 일했다. 2004년 BoA메릴린치 한국 대표를 거쳐 2013년부터 지금까지 한국도이치은행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메릴린치 대표로 있을 때 현대건설 및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과 SK하이닉스 인수 작업에 관여하는 등 M&A 업계에서 실적과 평판을 쌓았다.
SK그룹은 최근 이뤄진 M&A 작업 상당수를 IB업계의 도움 없이 내부 전문인력으로 진행했다. 2월 발표한 SK종합화학의 미국 다우케미칼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 부문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SK그룹의 LG실트론 인수 거래도 내부 인력을 통해 처리했다. SK그룹은 기업 실사와 인수구조를 짜는 데 상당한 전문성을 갖춘 조직을 편성해 운영하는 데다 거래의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 외부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SK가 반도체 매물을 꾸준히 물색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조(兆) 단위 대형 거래를 추진할 계획인 만큼 경험 많은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왔다. 고가 인수 논란을 빚은 2006년 인천정유(현 SK인천석유화학) M&A 등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부의 시선으로 거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사외이사로 안 대표를 낙점했다는 평가다. SK그룹 관계자는 “M&A 거래 등에서 전문성을 높이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경험 많은 사외이사진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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