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 언론들 벌써 삼성전자 때리기 나섰나

입력 2017-02-28 17:30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는 해마다 주빈 대접을 받았다. 창의적인 신제품으로 ‘모바일 최강자’의 위상을 확인받는 자리가 바로 MWC다. 갤럭시S7과 S7엣지도 작년 MWC에 처음 공개돼 갈채와 함께 히트작이 됐다.

그런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어제 오늘 열리고 있는 ‘MWC 2017’의 분위기는 예년과 좀 다르다. 삼성전자의 활동이 무언가 아쉽다는 게 중평이다. 신제품 발표회 참석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삼성답지 않은 이벤트였다”는 인텔 측의 촌평이 외신을 탔다. 기술적인 문제로 행사 시작이 20분 정도 늦춰지는 등 진행이 예전만큼 깔끔하지 못했다고도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랜드 자부심이 강하고 행사운영에 정평이 나 있는 삼성이 약점을 드러냈다”고 거들었다.

차기 기대작 갤럭시S8을 이 행사에서 공개하지 않은 탓으로 보는 시각이 물론 없지는 않다. 그러나 고동진 사장 등 회사 수뇌부가 대거 출동했는데도 나사가 헐거워진 듯한 모습은 삼성답지 못하다. 그린피스의 신제품 발표장 난입사태도 뒷맛이 쓰다. 그린피스는 갤럭시노트7의 친환경적 재활용을 촉구하는 기습 현수막 시위를 펼치다 쫓겨났다. CNBC 포천 등 외신은 반갑다는 듯 상세히 보도했다.

일련의 사건들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와도 오버랩된다. ‘배싱’ 분위기 뒤에는 모종의 음해공작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작은 빌미라도 제공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같은 지면에서 ‘올드보이’인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판국에 이재용 부회장 구속조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삼성 임직원들의 관심도 인사에만 쏠려 있는 듯하다. 초일류 삼성의 저력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