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조윤선, 혐의부인…"직접 관여 안 했다"

입력 2017-02-28 13:51
수정 2017-02-28 13:53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특정 문화인이나 단체에 지원을 배제하는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조치와 관련해 전체 기획·집행,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방대한 분량의 공소사실에서도 의사결정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관여한 것으로 지적된 것은 단편적인 부분"이라며 "구체적으로 조 전 장관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잘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소사실 중 일부는 실체적인 진실과 다르고 다른 일부는 그 의미나 평가가 달리 해석돼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은 "블랙리스트에 의한 지원배제 조치가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데 대해 전직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으로서, 직전 문체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심려를 끼친 점에 머리를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 있는 자리에서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과오가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헌법과 역사 앞에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교육문화체육비서관은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을 작성·관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 또는 관련 단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이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법정에 조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은 출석하지 않았고, 김 전 수석과 김 전 비서관은 나왔다.

공판준비 절차는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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