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문제 해결…탄력받는'사드 배치'
28일 부지교환 계약 체결
군, 병력 배치·철조망 작업…환경영향평가도 본격 착수
"전기 등 기반시설 갖춰져 4, 5월 중 배치할 수 있다"
중국 "한·미가 모든 책임져야"
[ 정태웅 / 정인설 / 베이징=김동윤 기자 ] 롯데상사가 27일 이사회를 열어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성주CC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부지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사드 배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특히 한국의 조기 대통령 선거 전에 사드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상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군(軍) 용지 간 교환 안건을 통과시켰다. 롯데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국익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했지만 중국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와 롯데는 28일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다.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을 받는 대신 남양주 군 용지 일부를 롯데 측에 넘기는 내용이다. 성주골프장의 가치는 1000억원 안팎으로 남양주 군 용지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부지 교환 계약 체결 이후 일정에 대해 “SOFA(주한미군 주둔협정) 공여 절차에 따라 미국 측에 부지를 공여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관련 설계와 시설공사, 환경영향평가, 착공 등의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지 교환 계약이 체결되면 (성주골프장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경계도 표시할 것”이라고 했다.
군사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성주골프장 주변에는 이미 병력 400여명과 수송헬기가 동원돼 철조망 설치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했다. 이 업체는 본격적인 환경영향평가에 앞서 필요한 서류작업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배치는 당초 1월 부지 계약 체결 이후 5~8월까지 완료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중국 측의 거센 반발에 롯데 측 절차가 지연되면서 일정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 정부 관계자는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사드를 배치하는 방안을 한·미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주골프장은 전기와 수도,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1~2개월 만에 공사를 끝내고 4~5월 중 배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기 대선으로 논란이 더욱 격해지기 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한다는 데 한·미 간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텍사스 포트블리스 육군기지에서 시험운용 중인 사드 1개 포대를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에 실어 대구 공군기지로 이송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날 롯데가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강력 반발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한국이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지역의 전략 균형을 엄중히 파괴하며 역내 관련국의 안전 이익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드 배치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며 “우리는 해당국이 관련 배치를 중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태웅/정인설 기자/베이징=김동윤 특파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