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탄핵심판
가장 빨리 끝난 재판 8분30초
가장 길게 진행한 재판 10시간
[ 고윤상 기자 ] 81일. 국회가 지난해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고 헌법재판소가 27일 마지막 변론을 하기까지 걸린 날이다. ‘탄핵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동안 헌재 대심판정에서는 갖가지 기록이 쏟아졌다.
이날 열린 ‘마지막 재판’(최종변론)은 지난해 12월22일 첫 준비 절차 기일 이후로 20번째 재판이었다. 지난달 3일 시작된 탄핵심판 변론으로만 치면 17차였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헌재가 32일 동안 일곱 차례 변론을 들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열리는 동안 헌재 대심판정에는 25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90여명의 증인을 신청했고, 이 중 36명이 채택됐다. 최순실 사태를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고씨 측근으로 알려진 김수현 전 고원기획 이사,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은 헌재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 측이 요구해 받은 검찰 수사 기록은 5만여쪽에 달했다.
가장 오랜 시간 진행된 재판은 지난달 16일의 5차 변론이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증인으로 나온 날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후 5시30분께까지 이어졌다. 뒤이어 안 전 수석의 증인신문은 오후 11시20분께 끝이 났다. 휴정 시간을 뺀 순수 심리 시간만 10시간이 넘었다.
가장 빨리 끝난 재판은 지난달 3일 열린 1차 변론이었다.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이 불출석한 것을 확인한 재판부는 변론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심리를 종료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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