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전국 실태조사
"노출 때문"…남 54% vs 여 44%
[ 마지혜 기자 ] 국내 여성 100명 중 21명은 살면서 한 번 이상 성추행이나 강간(미수 포함) 등 신체적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 100명 중 14명가량은 PC나 휴대폰 등으로 성적 메시지 또는 음란물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12월 전국 만 19~64세 남녀 7200명을 대상으로 한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평생 한 번이라도 성추행이나 강간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이 21.3%였다. 남성 1.2%도 이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휴대폰 등으로 원치 않는 성적 메시지나 음란한 사진·동영상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여성 12.1%, 남성 15.0%로 나타났다.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남녀 간 ‘온도차’가 컸다. 남성 응답자의 55.2%는 ‘여자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여성은 42.0%가 이에 동의했다.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는 문항에는 남성 54.4%가 동의했다. 여성의 동의율은 44.1%였다.
성폭력 범죄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가진 남성도 적지 않았다. ‘수치심이 있는 여자는 강간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5.6%, ‘강간을 신고하는 여성들은 상대에 대한 분노나 보복심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고 답한 비율도 31.3%나 됐다. 심지어 ‘어떤 여자들은 성폭행 당하는 것을 즐긴다’는 답변도 8.7%에 달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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