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車부품 이야기]미세한 움직임의 나비효과…'액티브 그릴 셔터'

입력 2017-02-24 14:47
수정 2017-03-23 14:37

한경닷컴 자동차팀이 [첨단 車부품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2만5000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는 운전자들이 이해하기 복잡하고 난해한 구석이 많습니다. 날로 발전하는 첨단 자동차 부품들의 용도와 사용법, 개발스토리 등을 알기쉽고 재밌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어떻게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에 문을 달 생각을 했을까요?"

자동차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싸운다. 어떤 물체든 움직이기 시작하면 공기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특히 자동차는 이 공기 저항을 어떻게 잘 요리해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가속도와 연비, 주행안전성에 큰 차이가 생긴다.

최근 양산되는 자동차에는 보이지않는 곳에서 제 몫을 단단히 하는 부품 하나가 있다. '액티브 그릴 셔터'가 그 주인공이다. 쉽게 설명하면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 라디에이터와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에 달린 문(셔터)이다. 주임무는 공기의 흐름을 단속하는 것. 이 문은 온도센서의 지령에 의해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운전자는 전혀 모르는 부지불식 간에도 제 역할을 열심히 하는 숨은 일꾼인 셈이다.

자동차가 공기 저항을 가르며 빨리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큰 힘이 필요하고, 연료 소모도 많아지는 만큼 액티브 그릴 셔터는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공기 저항이 강해지는 고속주행 시 셔터를 닫아 연료 효율을 극대화 한다.

자동차 업체들이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세심한 곳까지 살피며 연구 개발에 몰두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겨울철에는 시동을 걸면 이 셔터가 닫히면서 예열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여름철 장거리 주행처럼 엔진이 열을 받는 상황에서는 셔터를 열어 공기의 양을 늘리고, 보통 때는 셔터를 닫아 공기 저항을 줄인다.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면 공기에 의해 뜨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 셔터가 내려져 공기 저항을 줄이는 한편 타이어 접지력을 높여줘 주행 안정성에도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궁금해 진다. "내 차에도 달려있을까?" 아직 모든 차종에 장착되는 일반 부품은 아니다. 하지만 국산차 중에서도 '액티브 에어 플랩'이란 명칭으로 현대차의 YF쏘나타 하이브리드에 국내 최초로 탑재됐고, 아이오닉 일레트로닉과 기아차 니로, K7 하이브리드에도 적용됐다. 아직까지는 연비에 가장 민감한 친환경차부터 장착되는 추세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BMW 더 뉴 5시리즈도 '액티브 에어스트림 키드니 그릴'이란 명칭으로 이 부품이 달려있다. 포드자동차의 링컨이나 부분 변경 모델로 국내에 상륙한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쿠가' 등에도 장착돼 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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