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물걸레청소기 돌풍, 해외로 이어갈 것"

입력 2017-02-23 18:59
세계시장 공략 나선 최태웅 경성오토비스 대표

손걸레질 작동원리 적용
70여만대 판 히트상품, 지난해 매출 250억원

성능 개선한 보급형 신제품
미국·유럽 등으로 수출 추진 "물걸레 로봇청소기도 출시"


[ 김정은 기자 ]
한 중소기업이 세상에 없던 제품을 내놨다. 다른 업체들이 흉내 낸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으나 독창적인 기술력을 따라잡진 못했다. 8년간 제품 누적 판매량은 70여만대에 이른다. 2009년 자동 물걸레청소기 ‘오토비스’를 선보인 경성오토비스 얘기다. 이 회사는 자동 물걸레청소기 하나로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3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만난 최태웅 대표는 “소문을 듣고 해외 업체들이 먼저 연락해오고 있다”며 “보급형 제품과 고가 제품인 로봇청소기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국내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손걸레질의 원리 구현

경성오토비스는 1983년부터 25년간 삼성전자 통신기기 전문점을 운영하던 최 대표가 설립한 청소기 전문업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통신기기를 납품해 영업실적 1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잘나가던 유통업을 갑자기 접은 것은 제조업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최 대표는 “집안일 중 청소가 내 담당인데 특히 물걸레질은 걸레를 빨고 바닥 닦기를 수차례 반복해야 해 무릎 어깨 등 관절에 무리가 간다”며 “남자인 나도 힘든데 주부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에 물걸레청소기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참고할 만한 제품이 없어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개발에만 5년이 걸렸고 개발비용도 30억원이나 들어갔다. 제품명 오토비스는 ‘자동으로 청소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바닥에 있는 구동판이 1분에 2200회 앞뒤로 왕복하면서 바닥을 닦아준다. 3중 꼬임 극세사는 먼지와 얼룩 등 오염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한다. 최 대표는 “자체 특허기술로 손걸레질의 원리를 구현했는데 청소 효과가 생각보다 좋았다”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서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선이어서 다루기가 수월하고 기존 청소기로 잘 닿지 않던 집안 구석까지 청소하기 편리하다. 3시간 충전하면 1시간 사용할 수 있다.

마케팅에서 어려움도 겪었다. 첫 제품은 20만원대였는데 “물걸레가 왜 이렇게 비싸냐”는 비판을 들었다. 제품을 알리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10만원대로 낮추고 2013년 후속 제품을 선보였다.

◆보급형 신제품으로 수출

경성오토비스는 오는 4월 신제품을 내놓는다. 최 대표는 “성능을 개선하고 소음을 줄이는 등 전반적으로 보완했다”며 “기술혁신을 통해 가격을 10% 이상 낮춘 보급형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보급형 제품은 수출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만과 중국 등에 불과한 수출 지역을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는 “카펫 문화인 서구에서 물걸레청소기를 신기해하며 관심을 보인다”며 “청소는 가사의 기본이기 때문에 청소기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홈쇼핑 중심인 국내 유통망을 대형마트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내년에는 ‘자동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로봇청소기에 물걸레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국내외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올해 매출은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