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서울모터쇼,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입력 2017-02-23 14:35

[ 박상재 기자 ] 모터쇼는 처음 선보이는 차와 첨단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와 화려한 볼거리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자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그러나 서울모터쇼는 세계 무대에서 점차 뒤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모터쇼인 '제11회 서울모터쇼'가 내달 31일부터 열흘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기다'를 주제로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등 신기술 체험존이 마련된다.

하지만 모터쇼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그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서울모터쇼에는 국산자동차 9개 등 27개 완성차 업체가 참가한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등의 불참 선언으로 지난번보다 7개 줄어들었다. 새로 참가하는 업체는 만(MAN)이 유일하다.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를 비롯해 페라리 등도 서울모터쇼를 외면했다. 평소 접하기 힘든 고급 스포츠카가 없어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밖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도 참가하지 않는다.

전시 대수 또한 300여대로 지난회(370여대)보다 감소했다. 폭스바겐그룹이 '디젤 게이트'로 빠진 영향이 크지만, 볼 수 있는 차량이 줄어든 건 모터쇼의 약점을 드러낸 것과 같다.

최대 볼거리인 신차 공개도 줄었다. 올해 세계에서 처음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는 2종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프로젝트명 OS)을, 쌍용자동차는 대형 SUV 'Y400'을 공개하는 것이 유력하다. 지난번에는 7종이 서울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모터쇼는 해외 바이어들 비중이 낮아 큰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부스 마련 등 관련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아 참가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중심이 친환경차로 옮겨가면서 관련 체험존도 마련됐지만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는 조수석과 뒷자리 동승만 가능하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다.

다만 183만8000여대(지난해 기준) 수준인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를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모터쇼는 내수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 베로나 모터쇼와 비교하면 전시면적이 2만여제곱미터(㎡)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 규모와 자동차문화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영역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는 가족과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독특함을 갖춰나간다는 입장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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