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트북에 마그네슘 공급
자동차 경량화에 쓰이는 신소재
권오준, 비철강 강화 '광폭행보'
[ 안대규 기자 ]
포스코가 2017년형 ‘삼성 노트북9 Always’(사진) 하부 커버에 쓰일 마그네슘 판재를 독점 공급한다. 포스코는 마그네슘 판재, 2차전지 소재 등 분야에서 삼성전자, LG화학,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협력해 비(非)철강사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6년형에 이어 2017년형 삼성전자 초경량 노트북의 하부 커버와 노트북 화면의 테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베젤 부분에 마그네슘 판재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두께를 얇게 성형하고 외부 충격에 강한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 마그네슘 판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포스코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그네슘 판재는 세계에서 상용화된 금속 가운데 가장 가볍고 단단해 초경량 스포츠카에도 쓰이는 소재다. 포스코는 기존 마그네슘 판재보다 표면 경도가 20% 이상 높고 항복 강도(부러지거나 휘지 않고 원래 모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강도)가 50% 이상 향상된 ‘에어마그네슘’을 독자 개발해 2015년부터 양산했다.
포스코는 마그네슘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포스코는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한 스피커를 2015년부터 쌍용자동차 코란도C에 공급하고 있다. 차량용 스피커의 진동판 소재에 종이 대신 마그네슘을 쓰는 것은 코란도C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고음을 구현하기 어려운 종이 진동판과 달리 마그네슘 진동판은 저음에서 고음까지 전 영역에서 소리 전달력이 우수하다. 포스코는 또 세계 최초로 마그네슘 판재를 차체에도 적용해 르노삼성자동차 SM7의 경량화에 기여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야에서도 고용량 양극재 PG-NCM을 개발해 지난 1월부터 LG화학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PG-NCM은 중심부의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여 일반 양극재보다 에너지 용량이 20% 이상 늘어난 것이 강점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철강부문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철강산업의 위기 속에서 비철강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올해 투자계획 1조원 가운데 4000억원을 각종 신소재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