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형석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체질 개선에 우선주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배당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배당금뿐 아니라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기업 투명성 제고가 우선주 할인요인도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배당금 규모, 실적 따라 최대치 전망
2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배당금은 2015년 16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11조9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도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7일 현재 12월 결산법인 중 기말 현금 배당을 공시한 267개 기업 중 136개 기업(51%)이 전년보다 배당을 늘렸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에도 현금배당을 공시한 279개 기업 가운데 153개 기업(55%)이 배당을 확대했다.
이같은 배당의 증가는 기업 실적 개선과 동반되고 있다. 201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순이익은 애널리스트 최소 전망치를 가정하더라고 94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100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에는 87조원이었다.
올해는 순이익 규모가 12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배당금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우선 배당금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16~2017년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분기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주당 3만원 이상의 배당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간, 기말 배당금은 2만8500원이었다.
고배당 업종 가운데 증권, 은행, 철강, 통신의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 배당주로서 '우선주' 관심…연초 투자가 낫다
배당이 늘어나면서 우선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어서다.
국내 대부분의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1%의 배당을 더 받는다. 그러나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할인을 받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은 더욱 높다. 2015년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3.6% 수준이었다.
최근 보통주와의 주가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주 대비 30~ 40% 수준에 머무르던 우선주 주가는 최근 배당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55~60%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괴리율이 축소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주가수익률을 감안한다면 연말보다는 연초에 투자하는게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연초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보통주의 의결권 가치가 부각되지만, 연말로 갈수록 우선주의 배당 매력이 부각돼 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괴리율이 줄어든다"며 "우선주 투자에 있어서 연말보다는 연초가 낫다"고 설명했다.
◆ 기업투명성 개선 → 의결권 가치 하락 → 우선주 할인요인 감소
각종 정책과 제도의 시행으로 기업투명성이 제고되면 의결권 가치가 하락하고, 우선주의 주가 할인요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대개 우선주는 보통주에만 있는 의결권 가치가 없어 저평가 받기 때문이다.
전자투표제와 다중대표소송제가 당장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법안도 1년 유예기간을 부여해 입법될 전망이다.
최근 8개 금융투자회사는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할 계획을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의 충실한 자산관리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자율 가이드라인이다. 금융위원회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에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어서 향후 이를 채택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결국 소액주주의 권익이 보호되고,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로 기업투명성이 높아진다면 우선주가 저평가 받아야 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우선주 가운데 ▲배당 매력이 높고 ▲보통주 대비 주가 괴리율이 커서 상승여력이 있으며 ▲2017년 실적이 개선될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는 시가총액 상위 우선주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두산우, 대신증권우, SK이노베이션우, NH투자증권우, 신영증권우, 현대차3우B, 한국금융지주우 등을 꼽았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