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30%는 거품"…펄펄 끓는 부동산 진화나선 독일

입력 2017-02-21 18:52
초저금리로 대출 늘어


[ 김동욱 기자 ] 독일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진정되지 않자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부동산 시장이 최대 30%가량 고평가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20일(현지시간) “독일 부동산 시장이 탐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저금리에 부동산 수요 증가가 겹친 까닭에 투자자들이 마치 ‘내일이 없는 듯’ 닥치는 대로 부동산을 매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데스방크는 이날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지난해 독일 전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적정 가격 대비 15~30%가량 고평가됐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은 아파트 등 대도시 공동주택시설이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독일 집값 상승이 경제 펀더멘털이나 인구 증가 등에 비해 과도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분데스방크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부동산 가격은 평균 8.0% 상승해 2010~2015년의 평균 상승률 6.75%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베를린과 뒤셀도르프, 프랑크푸르트 등 대도시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독일 전역 402개 시·구 중에서 지난해 4분기 주택 가격 상승률이 임대료 상승률을 웃도는 지역은 227개로 2014년 4분기(125개)의 두 배 가까이 됐다.

독일의 가파른 부동산 시장 활황은 난민 유입에 따른 수요 증가 요인도 없진 않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한 영향으로 독일 주요 은행에서도 초저금리에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우선 지목됐다.

지난해 건물 주인이 바뀐 ‘손바뀜’ 물량도 2100억유로(약 254조8300억원) 규모로 2000억유로 미만이던 2015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델스블라트는 “부동산 업체 엠피리카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뮌헨·슈투트가르트는 75%, 쾰른은 50%, 함부르크·프랑크푸르트는 40%, 뒤셀도르프는 36%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며 “과거엔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부동산이 급등했지만 최근 독일까지 이상 부동산 열기가 번지면서 우려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