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매직 퍼팅쇼'…"세계 1위·시즌 첫승 보인다"

입력 2017-02-19 19:01
PGA 제네시스오픈 2R

'두 토끼' 사냥 나선 장타왕
10m 넘는 장거리 퍼트 '쏙쏙' 악천후 속 1타 차 단독선두


[ 최진석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오픈(총상금 700만달러·약 80억원) 2라운드 잔여경기가 열린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7349야드). 지난해 PGA투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더스틴 존슨(미국)이 15번홀(파4)에서 10m짜리 버디 퍼팅을 했다. 공은 힘 있게 굴러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갤러리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존슨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존슨은 이 버디로 8언더파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이후에도 존슨의 활약은 계속됐다. 그는 이날 18번홀까지 두 개의 버디를 더 낚으며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로 홀아웃했다. 5~11m 중장거리 퍼팅을 연거푸 성공시키는 ‘퍼팅 쇼’를 선보인 존슨은 올 시즌 첫 우승과 세계랭킹 1위 등극 가능성을 높였다.

◆악천후가 가장 큰 적

이번 제네시스오픈은 강한 비바람으로 유명한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을 연상케 했다. 대회 둘째 날인 지난 18일에는 강풍에 큰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다. 결국 선수들은 둘째 날 2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치지 못한 채 숙소로 돌아갔다.

이날 2라운드 잔여경기에선 존슨이 단연 돋보였다. 전날 2라운드를 시작하지 못한 그는 이날 상대적으로 좋은 날씨 속에 1번홀 티샷을 했다. 1번홀(파5)부터 퍼터에 시동이 걸렸다. 그는 5.5m짜리 버디 퍼팅을 집어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후 4번홀(파3)에선 11m 거리의 장거리 퍼팅을 넣으며 7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후반 14번홀까지 안정적인 파 행진을 하며 기회를 노리던 존슨은 15번홀(파4)에서 또다시 10m짜리 버디 퍼팅에 성공했다. 8언더파 단독 선두. 상승기류를 탄 그는 17번홀(파5)에서 세 번째 칩샷을 컵 바로 옆에 붙여 탭인 버디를 하며 도망갔다. 이후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5.5m 버디를 집어넣으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혔다.

◆세계 1위 자리 바뀌나

세계랭킹 3위 존슨의 최대 무기는 장타다. 지난해 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313.6야드로 PGA투어 2위다. 하지만 막강한 장타력에 비해 퍼팅 실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작년 그의 퍼팅 종합순위는 36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컴퓨터 퍼팅이 빛을 발했다. 그는 대회 첫째 날 4번홀 보기가 1, 2라운드를 통틀어 유일한 보기였다. 보기 이후 27홀 동안 2m 이내 퍼팅은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팻 페레즈, 캐머런 트링게일(이상 미국·9언더파 133타) 등 공동 2위 그룹을 한 타차로 따돌린 존슨은 올 시즌 첫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이 대회에서 제이슨 데이(호주)가 4위 이하 성적을 내고 존슨이 우승한다면, 데이는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존슨에게 넘겨줘야 한다. 데이는 3라운드 5개홀을 소화한 가운데 중간합계 1언더파로 공동 53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 3, 4라운드는 20일 한꺼번에 치러진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