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이후 신제품 속속 출시…G6 기대 업은 LG전자 '뜀박질'
"갤노트7서 잃은 신뢰 회복위해 갤럭시S8 '야심작' 내놓을 것"
휴대폰부품 실적 턴어라운드 삼성SDI·인터플렉스 등 주목
SK텔·KT는 '5G 서비스' 수혜
[ 최만수 기자 ]
국내 휴대폰 부품주들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발화 사건 이후 단종됐고 LG전자의 야심작이었던 G5도 판매 부진으로 막대한 재고를 안겼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들 제품과 관련된 부품 업체들의 주가도 작년 11월 이후 15~20%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오는 27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 이후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부품 업체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출시가 2~4월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부품 생산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기 스마트폰 부품주 주목
매년 MWC의 주인공은 삼성전자였지만 올해는 갤럭시S8의 공개를 4월로 미루면서 LG전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LG전자는 MWC 개막을 하루 앞둔 오는 26일 낮 12시에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를 발표한다. G5의 모듈 방식을 포기하고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에 방수·방진 기능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G6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과거 제품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주가는 G6 출시 기대 등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몰리면서 작년 12월 이후 20% 넘게 올랐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송관종 파트너는 LG전자를 최우선 수혜주로 꼽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출시는 MWC 이후인 오는 4월로 늦춰졌지만 관련 부품주에 미리 관심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갤럭시S8에 소형(폴리머) 배터리를 공급하며 실적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났던 삼성전기도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해 12월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석우 파트너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잃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삼성전자에서 야심작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품질 개선으로 납품업체들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부품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를 비롯해 중소형 관련주로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세코닉스 등을 갤럭시S8 관련 추천주로 들었다.
5G 서비스로 통신주 관심
이효근 파트너는 올해 스마트폰의 트렌드로 엣지 디스플레이, 전면 카메라, 인공지능(AI), 방수·방진, 무선충전 등을 키워드로 꼽았다. 과거 삼성전자나 애플의 전략 스마트폰에 채용된 기능들이 LG전자와 중국 화웨이 오포 등의 스마트폰에도 대거 채용될 것으로 예상돼 이와 관련된 부품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방수·방진 관련주로 엔디포스, 연성회로기판 제조사 비에이치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5G 통신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 모습을 보인 국내 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MWC에도 총출동한다. 3년 연속 MWC를 찾는 황창규 KT 회장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조연설을 맡았다. 황 회장은 2015년에도 MWC에서 기조연설을 한 적이 있지만 메인 세션은 아니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개막 전날인 26일 MWC 주관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에 참석하고, 행사 기간 주요 글로벌 기업 및 강소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시대에 통신사들의 먹거리는 스마트폰에서 자율주행자동차와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로 이동할 것”이라며 “국내 통신사들은 과거 초고속 인터넷 이후 최대 성장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