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대구 신서동 본사에서 시내 중심가인 동성로까지 오고 가는 순환버스를 운행해 화제입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달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신서동 혁신도시 안에 있는 본사 인근에서 직원들을 태워 음식점과 유명 ‘맛집’이 밀집해 있는 동성로에 내려주고 있습니다. 저녁 11시께는 동성로에서 직원들을 태워 다시 본사 인근으로 데려다 줍니다.
직원들이 좀 더 편하게 회식을 즐기고 대구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신용보증기금의 작은 배려라고 합니다. 순환버스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내놓은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신용보증기금이 있는 혁신도시 인근에서만 움직이고, 업무를 마치면 곧바로 합숙소로 향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하네요. 택시 등 동성로까지 오고 가는 교통편을 마련하는 게 여의치 않아 직원들이 제대로 대구를 즐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작용했다고 합니다.
신용보증기금은 2014년 12월 대구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른 것이죠. 정부는 수도권의 인구과밀 해소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을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했습니다.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대부분 서울에 생활 터전이 있는지라 신용보증기금 직원들은 주중에는 대구 합숙소에서 지내고,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오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 지리나 문화가 낯설다 보니 아무래도 본사와 합숙소만 이동하는 직원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초 기대했던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줄 수밖에 없죠. 사실 신용보증기금 외에 상당수 공공기관 직원들이 비슷한 생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신용보증기금의 한 직원은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만큼 황 이사장이 상대적으로 대구 지역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다”고 귀띔하더라고요.
순환버스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와 관심도는 높다고 합니다. 확실히 과거에 비해서는 직원들간 저녁 식사 자리가 많아졌다고 하네요. 신용보증기금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확대 운영할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사소한 듯 해도 작은 관심과 시도가 그래서 중요한가 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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