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송승헌, 조선판 치맛바람 잠재운 키다리 아저씨

입력 2017-02-17 08:26
수정 2017-02-17 09:58

‘사임당, 빛의 일기’ 중부학당의 경연이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16일 방송된 SBS 수목 스페셜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연출 윤상호, 극본 박은령, 제작 ㈜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 / 이하 ‘사임당’) 8회에서 사임당(이영애 분)의 아들 현룡(정준원 분)과 만석꾼 집안 4대 독자 장태룡의 중부학당 입교를 두고 경연이 펼쳐졌다.

현룡은 재능은 뛰어났지만 가세가 기울어 선뜻 중부학당 입교를 결정하지 못했다. 중부학당 교수관으로 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이겸(송승헌 분)은 현룡의 후원자가 되며 뒤에서 몰래 도왔다. 난관은 끝이 아니었다. 영의정의 청탁을 받은 민치형(최철호 분)과 휘음당(오윤아 분)이 자모회를 움직여 장태룡의 입교를 압박했다. 이겸은 능청스러운 태도로 자모회를 설득했고, 결국 현룡의 장태룡의 경연이 펼쳐지게 됐다.

반드시 장태룡을 입교시켜야 하는 휘음당은 몰래 문제를 유출하고 독선생을 붙여가며 장태룡에게 부정입학을 추진했다. 승부의 추는 기운 듯 했지만 긴장한 장태룡이 감독관으로 나선 이겸 앞에서 묻지도 않은 답을 줄줄 읊는 바람에 문제 유출이 탄로 났다. 두 아이에게 주어진 문제는 서랍을 먼저 당기라는 것이었지만 쉬는 시간 서로를 이해하게 된 현룡과 태룡 모두 상대방에게 입교 기회를 양보하며 서랍을 당기지 않았고, 이겸은 “같은 답을 내놓았으니 비긴 셈”이라며 중부학당 자모회의 뜻과 달리 두 아이 모두 중부학당에 입교시키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최고의 초등교육기관인 중부학당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지만 과외 비용이 만만치 않아 사실상 금수저인 권문세도가들의 자제들이 아니면 배겨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부학당 실질적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자모회 역시 권문세도가의 부인들로 구성돼 더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가 제공되는 것을 막고 있었다. 인성 교육이라는 방침마저 고액 과외로 해결하려는 강남 자모회와 중부학당 자모회는 닮아있었다. 부정입학, 자모회의 치맛바람을 뚫고 중부학당에 입성한 현룡의 경연이 감동을 넘어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 이유다.

이 과정에서 이겸의 맹활약이 빛났다. 2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사임당을 향한 순애보를 간직한 이겸은 사임당과 현룡을 돕기 위해 거절했던 금전적인 후원은 물론 자모회의 드센 치맛바람을 교묘히 피해가는 능청스러움과 부정입학임을 알고 즉석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꿰뚫는 문제를 내는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완벽한 해결을 해냈다. 절절한 순애보와 능청스럽고 자유로운 매력, 뇌섹남의 면모까지 두루 갖춘 이겸을 폭넓게 표현하는 송승헌의 다채로운 매력과 연기력 덕분에 ‘조선판 키다리 아저씨’ 이겸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현룡의 중부학당 입학에 이겸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임당이 중부학당을 찾아 이겸과 재회하면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교육 현실은 과거나 현재나 똑같다”, “중부학당 자모회에게 제대로 한 방 날린 것 같아 속이 다 시원했다”, “송승헌 역대급 인생 캐릭터 만난 것 같다. 매력이 끝이 없네”, “왜 이겸을 두고 조선판 개츠비라고 했는지 알겠다. 왠지 설레”, “사임당과 현룡이 중부학당에서 제대로 보여주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현룡이 중부학당에 입교하게 되면서 사임당과 휘음당의 라이벌전은 본격 전개될 예정이다. 사임당과 이겸을 향한 애증을 드러내고 있는 휘음당의 악행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사임당을 향한 자모회의 텃세도 팽팽한 긴장감의 한 축이 될 예정이다. 민치형의 부정을 캐기 위해 임꺽정(안종연 분)에게 조사를 지시하는 이겸과, 이겸과 사임당이 혼인까지 약조했던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민치형 사이의 팽팽한 대립관계도 고조되며 흡입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사임당’은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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