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막힌 현대아산, 건설사 변신

입력 2017-02-16 18:17
'빌앤더스' 오피스텔 등
건설부문 매출 80% 차지
면세점·MICE사업도


[ 안대규 기자 ] 국내 대표 대북사업체인 현대아산이 건설, 관광, 유통,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작년 개성공단도 폐쇄되면서 수익원이 고갈되자 관련 업종에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매출의 80%를 건설에서 거두며 매년 1100억원 이상을 수주하는 도급순위 90위권 건설사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초반 개성공단 내 330만㎡ 부지를 조성하고 금강산 관광호텔 다섯 곳,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을 시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토목공사, 시공 및 분양사업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빌앤더스’라는 브랜드로 소형 오피스텔도 공급했으며 한국관광공사 강원 원주 신사옥을 짓는 등 틈새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에서 면세점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천~칭다오 등 한·중 여객선에서 면세점사업을 하고 있다. 기존 관광업에서도 입지를 넓혀 중고등학생, 대학생을 상대로 통일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국과 북한 접경 지역 관광상품을 출시했다. 대북사업을 통해 쌓은 국제회의 개최와 고위급 접견 경험은 마이스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외교부, LG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해외 고위급 인사를 국내에 초대할 때 현대아산이 국내 관광 및 회의 주관 등을 대행한 것이다. 유통 분야에도 진출해 미국 내 인지도가 높은 생수 브랜드 ‘크리스탈 가이저’의 국내 공급을 맡아 탄산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