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시타라만 카타르 도하은행장(56·사진)은 16일 “올해 카타르 정부가 2022년 월드컵에 대비해 경기장, 도로, 지하철 건설과 운송 보건 등에 미화 127억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라며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시타라만 행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시타라만 행장은 국내 기업과 은행들을 대상으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카타르 진출 설명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15일 한국에 왔다. 도하은행은 카타르 내 3위 규모의 국제 상업은행이며, 2008년부터 서울 광화문에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한국과 카타르 간 천연가스 수출입 금융, 한국 건설사들의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프로젝트 이행보증 등을 하고 있다.
시타라만 행장은 “지난 2년간 유가 하락으로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기간에 산유국들은 재정지출 효율화와 경제 다각화를 통해 경제 체력을 다져왔다”며 “최근 다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안정되면서 인프라 등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카타르에선 올초 대우건설이 7000억원 규모 고속도로 사업을 수주하는 등 월드컵을 대비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타르 뿐 아니라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역내 경제 공동체를 형성한 걸프협력회의(GCC)국가에 대한 한국 기업, 금융회사의 진출이 늘어나는 데도 주목했다. 사타라만 행장은 “GCC 6개국과 한국과의 교역은 지난해 약 570억달러에 이른다”고 “10년 전만 해도 석유·가스 수출입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CC국가에 영업망을 보유한 도하은행이 기업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중소기업의 직접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천연자원은 많지만 기술과 인적자원이 부족한 카타르는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시타라만 행장은 “카타르는 기업 유치를 위해 자유무역지대를 운영하며 해외 기업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도하은행을 통해 카타르 정부의 정책금융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