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여성이 "장난인 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말레이시아의 중문신문 광화일보와 동방일보는 16일 현지 경찰을 인용,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이 여성이 자신은 살인 행위인 줄 모르고 범행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남 암살 용의자는 친구와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을 갔다가 동행하고 있던 남성 4명이 승객들을 상대로 장난을 칠 것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은 장난의 대상이 김정남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게 이 여성의 주장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을 습격한 이들 여성은 곧바로 대기 중이던 우버(Uber) 택시를 타고 공항을 벗어났으며 다른 남성 4명도 2개조로 나눠 공항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후 6명은 공항 인근 반다르 바루 지역 살락 팅기에 있는 호텔에 합류했는데 하루가 지난 뒤 남성 4명과 자신과 함께 '장난'을 벌였던 여성이 외출해야겠다고 한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여성은 이후 동행한 친구를 찾기 위해 15일 오전 공항에 돌아갔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 당시 이 여성이 여행가방도 없이 핸드백만 메고 공항에서 쇼핑을 하는 것처럼 배회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암살 용의자의 여권상 이름은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으로 1988년 5월 31일 베트남 북부 도시 남딘에서 태어났다. 자신이 베트남 소셜미디어에서 패러디 영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여성이 심문시 답변이 막힘 없이 자신은 김정남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전에 경찰조사에 대비해 답변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아울러 도주한 5명이 북한으로 의심되는 '한 국가'에 고용돼 공동 모의해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