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0% 매각 형태로… "해외 자동차부품 시장 공략 강화"
공조·전장 사업으로 회사 분할
CEO는 이래그룹이 지명, 이사진은 50대 50으로 구성
매각대금 유입으로 재무개선
향후 전장·제동·조향 등 합작사업 확대할 계획
[ 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15일 오후 4시15분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옛 한국델파이)이 중국 우주항공 및 자동차부품 국영기업인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 손잡고 자동차 공조사업을 추진한다. 자본력을 갖춘 중국 대기업과 협력해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중 기업 공조사업 ‘전략적 제휴’
이래오토모티브는 CASC 자회사인 상하이항천기차기전(HT-SAAE)에 이래오토모티브 공조사업부 지분 50%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래오토모티브는 이를 위해 회사를 전장 및 섀시사업부문과 공조사업부문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공조사업부문 이사회는 이래그룹과 HT-SAAE가 같은 수로 구성하되 최고경영자(CEO)는 이래 측이 지명하는 조건이다.
이래오토모티브의 공조사업 매출은 연간 50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래오토모티브 공조사업의 기업가치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용중 이래그룹 회장(사진)은 2015년 합작파트너였던 미국 델파이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이래오토모티브 지분 50%를 되사온 뒤 새로운 해외 합작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과거 델파이그룹의 중국 합작사였던 SDAAC의 모회사 HT-SAAE와 인연이 닿았다. 이래오토모티브의 최대 납품 고객인 제너럴모터스(GM)도 양사 간 전략적 제휴를 측면 지원했다.
◆“해외 자동차 사업 추가 협력”
이래그룹은 이번 계약을 통해 중국 자동차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래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에어컨 압축기와 에어컨 컨트롤 등 SDAAC가 만들지 않는 공조 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합작 시너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이래그룹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기술 개발, 해외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래오토모티브는 김 회장 측 회사인 이래cs(50%)와 이래ns(42.3%)가 지분 92.3%를 보유하고 있고, 포스코대우가 나머지 7.7%를 들고 있다.
CASC는 중국 정부가 지분을 100% 소유한 국영그룹으로 우주항공, 무기, 자동차 부품사업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그룹 매출이 50조원, 직원 수가 17만4000명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CASC는 한국 기업의 자동차 부품 기술력에 관심을 갖고 파트너를 물색한 끝에 이래와 손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오토모티브가 한국뿐 아니라 인도 태국 러시아 멕시코 폴란드 등 6개국에 현지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CASC가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래그룹은 CASC 계열사인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가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당시에도 인수 전략 등을 지원했다.
이래그룹 관계자는 “이래오토모티브가 해외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두 회사의 제휴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앞으로 공조사업뿐 아니라 전장 제동 조향 구동 등 다른 부품사업 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