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구조조정 후폭풍
청년 실업률 하락의 역설
채용 위축에 구직 포기…실업률 0.9%P↓
[ 김주완 기자 ]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7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조선·해운업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40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명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 7월에 17만3000만명 줄어든 후 최대 규모 감소폭이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취업자 감소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취업자가 줄면서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56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4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1월 실업자 수는 10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0명 증가했다. 2016년 6월(100만4000명) 이후 7개월 만에 100만명을 다시 돌파했다. 1월만 놓고 보면 2010년 이후 7년 만의 최대 규모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한 3.8%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3.9%)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8.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1월 청년층 경제활동인구는 429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8400명(1.3%) 줄었다. 2013년 7월(1.5%)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기업들의 채용이 줄어 구직에 나서는 청년이 감소한 것도 실업률을 낮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1년 동안 구직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구직 단념자는 지난달 58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만1000명 증가했다.
정부의 공식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와 고시생(잠재경제활동인구) 등을 적용하면 실업률은 더욱 올라간다. 이들을 모두 더한 전체 체감실업률은 지난달 11.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2.5%로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했다.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