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행복도시 대구] 7대 성장엔진·협치 양날개…대구경제 날아오르다

입력 2017-02-14 16:42
'WE SMART' 7대 전략 산업 성과 나오기 시작
협업 통한 혁신…테스트베드로 4차 산업혁명 주도


[ 오경묵 기자 ] 대구시의 신산업 육성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민선6기 출범 이후 대구시가 전략적으로 내세운 ‘WE SMART’ 7대 전략산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WE SMART’ 7대 전략산업은 물(WATER), 에너지(ENERGY), 스마트시티 & 스마트카(SMART), 의료(MEDICAL), 문화예술(ART), 로봇(ROBOT), 관광 및 컨벤션(TOUR)산업 분야다.

가장 먼저 성과를 낸 곳은 물산업 분야다. 대구시는 대구환경공단의 시설을 개방해 우진, 엔바이오컨서 등 유망 물기업의 혁신기술을 육성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과 합작사를 만들어 100조원 중국 물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방정부와 지방공기업, 중소기업이 협업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시와 물산업계는 민관협력사업(PPP)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대구와 중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교류를 통해 신뢰관계를 쌓고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합작사를 만들어 중국의 물환경 인프라 수주에 나서고 있다. 과거 상품만 수출하던 것과는 다른 수출모델이다. 서비스와 함께 물 제조기업 제품도 함께 수출하고 있다. 부가가치도 높다. 모두 중소기업이 이뤄낸 결실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치 사회적 개념인 ‘협치’를 경제 분야에도 적용해 5대 신산업과 7대 전략산업 분야에서 ‘협치경제’라는 새로운 신산업 발전모델을 만들고 있다. 권 시장이 추진하는 ‘협치경제’는 협업을 통한 혁신으로 ‘콜라노베이션(collanovation)’으로 불린다. 협업을 뜻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과 혁신을 의미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의 합성어다. 기업과 기관이 협업해 혁신으로 대구경제를 회생시키고 기업과 도시를 혁신하는 경제모델이다. 권 시장의 협치경제는 덴마크 알보그대학교 룬드볼 교수의 혁신과도 통한다. 룬드볼 교수는 “혁신은 기업 간 또는 기업과 기관 간의 상호작용적 학습과정의 결과”라고 정의했다.

대구시는 수출전문기지로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건설 중이다. 2018년 완공을 앞두고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16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2015년)는 총 8조6958억원이다. 변변한 물기업 하나 없던 대구의 물산업이 신산업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다. 시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성이 끝나는 2018년 61개 기업, 4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시와 지방공기업, 물기업들이 협력해 신산업의 미래를 창조한 권영진 식 ‘협치경제’의 대표모델이 됐다.

의료산업도 대구시가 괄목할 만한 진척을 보인 신산업 분야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의료관광객은 2만명을 돌파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15개의 국책기관과 112개의 의료기업을 유치하면서 대구의 의료산업은 성장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구 의료산업이 이처럼 활기를 띤 요인은 2009년 결성된 대구 메디시티협의회와 대구시의 9년에 걸친 협치 덕분이다. 의료기관의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1월 5개 중소 의료기관이 협력해 중국 시안의대 부속병원에 K뷰티 메디컬센터를 연 데 이어 카자흐스탄 알마티, 베트남 다낭 하노이 등 7개 지역에 진출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중국에만 한·중 합작병원 100개를 설립할 목표로 시와 지역 의료기관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치경제’는 기업 간의 협력방식도 바꾸고 있다. 대구시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간의 수평적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시 중견기업육성 프로젝트로 성장한 ‘스타기업’들이 벤처기업들과 파트너가 돼 신제품을 개발하고 벤처기업 성장을 돕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상공회의소와 대구창조경제 리더스포럼도 운영 중이다. 선도기업과 창업기업 간 네트워크를 만들고 투자설명회와 엔젤투자를 유도하는 모임이다.

대구시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구 전역을 테스트베드로 바꾸고 있다. 개방형 혁신을 위해서다. 대구의 산업단지와 특정 개발지역 전체를 물, 분산에너지, 스마트시티,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의 테스트베드로 적극 조성하고 있다.

권 시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는 테스트베드를 많이 가진 도시가 성공한다”며 “기업이 대구에서 마음놓고 신기술을 시험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도록 산업단지와 시설 등 대구전역을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업과의 협력, 협치를 바탕으로 대구를 테스트베드화해 혁신을 이끌고 대구 도시공간을 새로운 경제영역(도메인)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분야도 대규모 테스트베드 3개가 탄생한다. 인구 5만명이 거주할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 분산전원형 에너지자족도시를 조성한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대기업 LG CNS, 지역기업인 화성산업, 대성에너지가 함께 참여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다. 에너지 자족도시를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해 전국으로 확산하고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도 에너지 테스트베드로 조성한다. 산업단지 건설단계부터 신재생에너지와 하이브리드 에너지시스템을 융복합해 청정에너지 산업단지로 만들고 에너지 기업도 육성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2030년 전력을 100% 자급할 계획이다.

시는 전기차와 미래차 분야의 협력을 바탕으로 완성차 메이커가 없는 대구를 올해부터 전기상용차 생산 도시로 탈바꿈시킨다. 울산에 본사를 둔 디아이씨가 대구에 4만㎡의 부지에 5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올 하반기부터 전기상용차를 생산한다. 대동공업이 주관하고 르노삼성자동차와 LG전자 등 6개기업과 연구소·대학이 참여하는 1t급 경상용 전기차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대구시는 전기차 수요창출과 보급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전기택시 50대 등 200대를, 올해 2400대를 보급한다. 충전시설도 지난해 164대에 이어 2020년까지 700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권 시장은 “물 의료 전기차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치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제모델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협치경제 모델로 신산업 구조전환을 이루고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