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중소형주는 언제 오를까…해답 찾아보니

입력 2017-02-14 10:36


"미국 등 전세계 증시에서 중소형주(株)는 왜 그렇게 오를까요. 국내 중소형주의 주가는 언제 오를 수 있나요."

요즘 증권업계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가 투자자들로부터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지수가 두 달째 좁은 박스권(600~640)에 머물러 있는 데다 수급(기관의 순매도) 상황까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서 600선을 경계로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9일 장중 640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기관의 매도가 집중되면서 이달초 604포인트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러한 코스닥의 부진은 기관들 탓이다. 기관은 올해 첫 거래일 이후로 지금까지 이 시장에서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날마다 팔아치웠다.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이 기간 동안 약 8430억원. 연기금과 사모펀드 등을 뺀 투신 증권(기타금융) 은행 보험 등 대부분이 매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중소형주의 주가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낙폭이 큰 종목을 선별해 낼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주식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조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매크로 등 중소형주의 반등 가능성을 암시하는 변화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중소기업의 장래 업황 전망을 대변하는 'NFIB 중소기업 낙관지수'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긍정과 부정론이 충돌하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경우 부정적 영향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가 일제히 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국내 중소형주의 반등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또 차기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중소형 성장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는 것. 주식시장 내 정책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5년 상반기까지 지속된 코스닥 중소형주의 상승 랠리는 창조경제 활성화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표방한 박근혜 정권 출범(2012년)에서 비롯됐다"며 "차기 대선 주자들의 경제정책도 '혁신산업 육성책'을 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소형주의 부진을 수급 탓으로만 돌리는 시선도 있다. 따라서 펀더멘털 대비 낙폭이 깊은 종목을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태신 KB증권 스몰캡팀 애널리스트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대 코스닥 시장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수급"이라며 "작년 연고점(2016년 7월25일, 710.42) 이후 주요 수급 주체의 순매수 추이를 뜯어보면 차이가 확연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월 외국인 주도의 상승 이후 기관의 대량 매도로 인해 꾸준히 하락 중인데 이는 상장사들의 이익 대비 지수 레벨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 유니테스트, 엘오티베큠, AJ네트웍스, 누리텔레콤, 메디아나, 씨엠에스에듀, 인바디 등이 낙폭과대주로 꼽혔다.

김용구 애널리스트도 "증시 역사를 돌아보면 '주가 바닥' 구간에서 시장 주도권은 대부분 낙폭과대주가 잡았었다"며 "게다가 펀더멘탈과 개별 모멘텀의 보유 여부에 따라 주가가 강한 차별화를 보였다"라고 조언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