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주식이다] 마이너스 43.6%…개인 '순매수 1위'의 재앙

입력 2017-02-13 17:56
수정 2017-02-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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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 잡고 막차 타기 반복 "자신 없으면 간접투자하라"


[ 송형석 기자 ]
엔씨소프트-삼성엔지니어링-현대중공업-포스코-한국전력.

개인투자자가 최근 5년간 연도별 순매수 1위를 차례로 기록한 상장사들이다. 하지만 해당연도 이들 종목의 연말 주가는 연초 대비 모조리 마이너스였다. 평균 주가하락률은 무려 43.6%에 달했다. 같은 방식으로 5년간 순매수 1~5위 상장사의 주가 등락률을 뽑아보면 더 충격적이다. 25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였다.

13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도별 개인 순매수 상위 1~5위를 차지한 기업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30.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5개 종목을 동일한 금액비중으로 사들여 연말까지 보유한 것을 전제로 한 수익률이기도 하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32.02% △2013년 -24.04% △2014년 -35.39% △2015년 -37.37% △2016년 -24.87% 등이다. 지난해 초 1억원을 투자했다면 연말에 7500만원어치의 주식만 남았을 것이란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떨어지는 종목만 사들인 것인지…”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대세 하락이 시작된 종목을 주가 조정 초기에 매수하거나 이미 주가가 과열된 종목에 뒤늦게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았다. 투자회사에 대한 이해와 업종 흐름을 읽는 안목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도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황 실장은 “투자 실패의 원인을 찾아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간접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몇만원짜리 물건은 깐깐하게 고르면서 정작 몇천만원 단위의 주식 투자는 통 크게 내지르는 투자자가 많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수익률은 정반대다. 개인투자자와 같은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순매수 1~5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18.53%, 기관은 13.23%에 달했다. 또 연초와 비교해 연말에 주가가 오른 기업은 외국인 16개, 기관은 18개로 조사됐다. 야구로 비유하면 외국인은 6할4푼, 기관은 7할2푼의 타율을 올린 셈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