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두께→화질→가격 신경전
LG, 13일 나노셀 TV 조기 등판
필름 이용 LCD TV 업그레이드
삼성은 QLED TV 내달 출시
LG OLED TV와 가격대 겹쳐
신규 브랜드 '뮤'도 함께 내놔
[ 박재원 기자 ]
세계 프리미엄 TV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맞붙었다.
LG전자는 13일 나노셀(nano cell) 기술을 적용한 3세대 ‘슈퍼 울트라HD TV’를 선보인다. 예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신제품 출시다. 나노셀 TV는 초(超)프리미엄 제품군인 OLED TV에 이어 프리미엄 제품군을 형성하게 된다. 경쟁상대는 삼성전자의 퀀텀닷 TV다. 삼성전자는 OLED TV에 대적하는 초프리미엄 제품으로 QLED TV의 예약 판매를 미국에서 시작했다. 프리미엄 TV에서는 신규 TV 브랜드 ‘뮤(MU·가칭)’를 다음달 출시한다. 회사 수익률을 좌우하는 ‘프리미엄 TV 전쟁’은 올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제품 출시 전부터 치열한 샅바싸움
포지셔닝 싸움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다. LG전자는 색 정확도와 색 재현력을 높인 나노셀 TV를 들고 나왔다. 패널 위에 1㎚(나노미터) 크기의 극미세 분자를 덧입혀 색의 파장을 더욱 정교하게 조정하고 한층 많은 색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65인치 고급형 580만원, 55인치 고급형 290만원으로 삼성전자 퀀텀닷 TV와 비슷하다. OLED TV와 보급형 LCD TV 사이의 가격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통해 삼성전자의 기존 퀀텀닷 TV는 물론 올해 새로 나오는 QLED TV까지 상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필름을 이용해 LCD TV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점에서 비슷해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QLED TV를 통해 OLED TV가 누려온 초프리미엄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예약판매에 들어가며 미국에서 공개한 가격도 최저 2500달러 이상으로 지난해 퀀텀닷 TV와 비교해 40~75%까지 인상했다. 삼성전자의 최고급 모델이 OLED TV 대비 20~30% 정도 저렴하던 과거와 달리 QLED TV는 동등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큰 폭의 화질 개선이 이뤄진 데 따른 가격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나노셀 TV는 새롭게 내놓는 제품군 뮤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뮤는 지구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최대 문명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대륙이란 뜻이다.
◆프리미엄 TV 진검 승부 펼친다
세계 TV시장을 주도하는 양사가 프리미엄 TV를 놓고 맞붙은 건 관련 시장이 지난해부터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LCD TV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 프리미엄 TV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독주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구도가 뒤바뀌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TV시장에서 2015년 말 57.7%이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9월 25.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전자 점유율은 17.5%에서 42.8%로 크게 뛰었다. OLED TV가 맹위를 발휘한 결과다.
프리미엄TV 시장은 전체 판매량 대비 1%도 안 되는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관련 브랜드 파워는 일반 TV 판매에 영향을 준다. 대당 판매가가 높은 만큼 수익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새로 나오는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나노셀 TV가 시장에 얼마나 안착하느냐에 따라 향후 프리미엄 TV시장의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