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도 넘은 '광장 공방'

입력 2017-02-12 18:50
수정 2017-02-13 05:19
"이재용 재산 몰수하자" vs "태극기로 민중 혁명 부숴야"


[ 성수영/황정환 기자 ]
“태극기 혁명으로 민중 혁명을 부숴야 한다.”(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혜 최순실 재산을 모두 몰수하자.”(이재명 성남시장) 지난 11일 열린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에 참가한 정치인들의 발언이다. ‘탄핵 시계’가 정점을 향해 가면서 ‘광장 정서’에 편승하려는 정치인들이 선동에 가까울 정도로 극단적인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집회에서는 여야 정치인이 여럿 연단에 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성남시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이 15차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이 시장은 세종문화회관 앞 연설에서 “범죄수익 몰수에 관한 법을 제정해 이재용 박근혜 최순실 재산을 몰수하자”고 말했다.

12차 탄핵 반대 집회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등 주로 친박계 정치인이 나와 연설했다. 김 전 지사는 청계광장 집회에서 “문 전 대표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을 일으키자고 말했는데 오히려 탄핵이 인용되면 태극기 혁명으로 민중 혁명을 부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도 대한문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박근혜 대통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안보가 무너지고 노동현장은 민주노총이, 교육현장은 전교조가 장악한다”고 말했다.

양측 참가자 수는 당초 ‘총력전’일 것이라는 예상에는 못 미쳤다. 촛불과 태극기 측은 각각 70만명과 210만명(서울 기준)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최 측의 부풀리기로 ‘허수’가 많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 수는 육안으로 봐도 지난달 7일 삼성동 무역센터 앞에서 열린 8차 집회(경찰 추산 3만7000명)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새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 오후 2시 연 청계광장 집회 역시 주최 측 추산 참가 인원은 1만명이었지만 실제로는 5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촛불집회도 주최 측 추산 170만명에 달한 7차 집회와 비교하면 동력이 떨어져 보였다. ‘전성기’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얘기다.

성수영/황정환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