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수지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방향을 바꿔 떨어지는 추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수주 등 원화 강세 수혜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속속 이어지는 이유다.
지난해 9월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된 영향으로 달러당 1089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1210원대까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 미국 중앙은행(Fed)도 경기 회복 속도 조절을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 강세가 꺾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 미국 기업이 손해를 보고 있다”며 독일 중국 일본 등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弱)달러’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반응한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5.3% 떨어졌다.
달러 약세·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내수주 상승세가 돋보인다. 원료 수입 가격이 싸지고 소비 변화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원재료 수입 단가가 내려가는 철강주,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여행 관련주 등도 원화 강세 수혜주로 꼽힌다. 곽지문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 내수주는 부진을 겪어 왔다”며 “당분간 환율이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수주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내놓는 4월까지는 원화 강세가 이어져 원화 강세 수혜주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달러 가치가 장기적으론 강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하연 BNK증권 연구원은 “5~6월이 되면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와는 상관없이 우려만으로도 달러 강세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4월 프랑스 대선 등 유럽의 정치불안이 이어지는 것도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