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장많은 인파 몰린 촛불집회.."70만명 참가"
한파 속에서도 서울 도심은 촛불과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11일 올 들어 최대 인파가 몰린 촛불 집회에선 “탄핵 인용·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특검 해체”을 요구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5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수는 지난주에 비해 확연히 불어났다. 퇴진행동은 저녁 7시 30분 기준 집회 참석 인원이 7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 퇴진행동이 추산한 집회 참여 인원(25만명)의 두 배 이상이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탄핵심판 지연을 시도하고 특별수사팀을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달만에 다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이형우 씨(28)는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하는 등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며 “탄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집회에 다시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탄기국이 추산한 집회 참가 인원은 오후 2시40분 기준 21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같은 시각 청계광장에서 연 집회에 1만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양 측은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촛불 시위대는 2주 가량 남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특검의 공식 수사기간은 70일로 이달 28일이면 끝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승인할 경우 3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박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범죄집단은 28일 특검 수사가 끝나고 내달 13일 이정미 헌법재판관 임기가 끝나면 탄핵이 물 건너간다는 기대감으로 버틴다”고 말했다. 탄기국 측은 “이번 특검 자체가 현저히 균형을 상실한 위헌적 법률”이라며 “특검 수사 연장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날 광장에는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가해 민심을 얻는데 총력을 다했다.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 시장, 추미애 당 대표 등 대권 주자와 민주당 지도부가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집회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얼굴을 비췄다. 태극기 집회엔 새누리당의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진태 조원진 윤상현 의원 등이 참가했다.
양 측은 별다른 충돌 없었지만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기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40분께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사 앞을 행진하던 한 집회 참가자가 영상을 촬영하던 한 언론사 기자 A씨(28)에게 “초상권을 침해당했다”며 주먹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황정환/성수영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