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정규재 NEWS] "트럼프의 지나친 기업 간섭, 계속되면 미국 경제 퇴보"

입력 2017-02-10 17:24
수정 2017-02-11 07:47
'트럼프의 출발을 보고' 방송
국가주의적 태도, 장기적으론 부작용

트럼프, 중국·일본·독일 환율조작국 지목
시진핑 침묵은 덩샤오핑 유훈과 관계
'조공외교' 비판 받는 일본 아베
'푸들 전략'으로 관계 개선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20여일이 지났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지난 7일 방송된 정규재 칼럼 ‘트럼프의 출발을 보고’에서 트럼프 정부의 현안과 과제를 다각도로 짚었다.

정 주필은 먼저 “미국과 한국 등 많은 국가가 겪고 있는 현재의 정치 상황을 먼 훗날 ‘대립 갈등의 시대’라고 판단할지도 모르겠다”며 미국 민주당의 성급한 탄핵 목소리와 프랑스의 극심한 좌우 대립 현상을 언급했다. 정 주필은 “포퓰리즘적 자기 확신이 거듭되는 가운데 정치적 분열이 깊어지는 형국”이라며 “외부의 적이 없어졌기 때문에 내부의 적을 공격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경쟁적으로 각국의 권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기업 간섭이나 국가주의적 태도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의 진화를 막아서 퇴보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인위적으로 투자 의사 결정에 개입함으로써 부작용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독일과 일본,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지목했다. 이에 대해 정 주필은 각국의 이해관계를 폭넓게 조망했다. 우선 중국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겉으로는 환구시보 등의 공식 매체를 통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주필은 “덩샤오핑(鄧小平)은 본인이 죽은 뒤 30년 동안 미국과 일본이 하는 일에 정면으로 딴죽을 걸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는 말이 중국 지식계에 알려져 있는데 최근 중국의 침묵 모드도 이것의 연장선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독일도 납작 엎드렸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로화 가치가 독일 경제력에 비해 너무 낮으며, 독일의 무역흑자는 이로 인한 결과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다만 그런 통화정책은 독일이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주필은 “예상외의 반응”이라고 논평했다. 현재 독일의 경상 흑자는 GDP의 9%나 되며 미국의 총 무역적자 중 10%를 차지하고 있다.

정 주필은 “독일의 경상흑자는 유로라는 바스켓 안에 실력이 떨어지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과 섞여 있기 때문에 생긴다”며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된 것은 독일이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을 내세워 낮은 환율의 구조적 덤핑을 통해 미국 등으로부터 돈 버는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을 미국이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조적 덤핑이란 국내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외국에 수출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에 대해서는 “너무 나섰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트럼프보다 클린턴 쪽에 붙었던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아베 총리가 고가의 골프채를 선물했지만 돌아온 것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였다. 트럼프는 자동차 등의 무역 불공정을 지적한 데 이어 일본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엔저 정책’에도 태클을 걸고 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조공외교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미국 내 일자리 70만개, 4500억달러 투자 등 트럼프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 줄 것이라고 정 주필은 전망했다. 또 “일본은 현재 트럼프의 ‘일본 때리기’ 전략으로 구조적 위험을 느끼고 있고, 아베 정부는 ‘푸들 전략’으로 이를 넘어서려 하고 있지만 어떤 결과가 올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형진 정규재tv PD starhaw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