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무효
내달 유럽 판매 허가도 기대
[ 조미현 기자 ]
셀트리온이 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트룩시마를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트룩시마의 원조 의약품인 리툭산 특허에 특허심판원이 무효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7일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보유한 리툭산의 림프구성 특허를 무효 심결했다. 리툭산은 혈액암 치료제로 바이오젠이 개발해 로슈 자회사인 제넨테크에 기술 이전됐다. 바이오젠과 제넨테크가 리툭산 특허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식약처는 비호지킨 림프종,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시판 허가를 받기 전인 2015년 4월부터 11월까지 바이오젠과 제넨테크가 보유한 리툭산 관련 특허 5건에 대해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리툭산의 물질 특허는 2014년 만료됐지만 바이오젠이 제형과 용도 특허를 이중 삼중으로 걸어둬 트룩시마를 판매할 수 없었다.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식약처 허가와는 별개로 원조 의약품의 특허를 무력화하는 소송 등을 거쳐야 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8월까지 네 건의 특허를 무력화했다”며 “이번 특허 심결로 마지막 특허까지 무효화됐다”고 설명했다.
트룩시마 출시를 막던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셀트리온은 트룩시마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램시마, 허쥬마에 이어 세 번째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해외에서는 2015년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를 신청했다.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는 세계 최초로 유럽에 허가를 신청한 것이다. 지난해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승인 권고를 받으면서 이르면 다음달 최종 시판 허가가 나올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판매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