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울상'…금호산업 '뜀박질'

입력 2017-02-09 18:41
박삼구 회장, 1조 인수자금 마련 소식에 엇갈린 주가


[ 윤정현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 1조원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금호타이어는 9일 470원(5.66%) 내린 783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2.69%)과 8일(3.36%) 상승분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전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42.01%)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박 회장은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자금 마련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태였다. 박 회장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돈을 빌리고 전략적 투자자(SI)로 효성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호타이어 주가 약세는 금호아시아나그룹 휘하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금호타이어는 그동안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연구개발(R&D)이나 설비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 업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경쟁업체 대비 금호타이어의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말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주축이 될 금호산업은 230원(2.47%) 오른 95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계열사 자금 동원이라는 부담이 없는 데다 이날 발표한 호실적도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금호산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428억원으로 전년 동기(220억원) 대비 105.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7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신규 건축현장 착공 증가, 주택부문 수익성 호조 등으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