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서 의심신고 또 접수… 연천 A형, 정읍·보은 O형
'O+A형' 백신 부족…방역 혼란, 뒤늦게 긴급 수입…1주일 걸려
[ 오형주 기자 ]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올해 발생한 구제역(O형)과는 다른 A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O형 구제역 대비에만 초점을 맞췄던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구제역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렸다. 올해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에서 새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구제역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렸다고 발표했다. 구제역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것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농식품부는 전날 연천 젖소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혈청형이 A형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여덟 차례 구제역 중 A형은 2010년 1월 경기 포천과 이번 연천 사례뿐이다. 특히 A형과 O형 구제역이 거의 동시에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과 전북 정읍 농가는 모두 O형이었다.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A형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의 백신 접종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A형과 O형 구제역에 동시 대처가 가능한 O+A형 백신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효능도 확인되지 않아서다.
농식품부는 애초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소 283만마리에 대해 백신 일제 접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영국에서 들여온 O+A형 백신은 현재 보유 물량이 190만마리분 정도여서 대상 소 모두에 접종하기에는 물량이 부족하다. O+A형 백신 물량이 부족한 것은 그동안 발생한 구제역이 대부분 O형이라 여기에 적합한 백신 위주로 물량을 확보해놓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뒤늦게 O+A형 백신을 긴급 수입하기로 했으나 수입 절차 등에 1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천에서 발생한 A형에 대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O+A형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O+A형 백신 접종은 A형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시 보류하고 O형 백신부터 접종할 방침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