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은 최대 테러 지원국"
개인 13명·단체 12곳 추가 제재
이란, 미국 조치에 군사훈련 '맞불'
[ 홍윤정 기자 ]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했다. 이란은 이에 반발해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등 추가 도발을 감행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 등 현지 언론은 4일(현지시간)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따른 대응이다. 지난달 29일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자 이달 3일 미국 재부무는 개인 13명과 단체 12곳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관해 말하자면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지원·형성에 역할을 한 일부 미국인과 회사에 법적인 제재를 가하겠다”고 응수했다. 이날 IRGC도 성명을 내고 “위협들과 (미국의) 굴욕적인 제재에 대응하는 데 완벽히 준비돼 있음을 보여주겠다”며 군사훈련의 이유를 밝혔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IRGC 공군 사령관은 “적국이 잘못된 조치를 한다면 맹렬한 미사일이 그들의 머리 위로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경고를 던졌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2015년 이란과 주요 6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이 타결한 이란 핵 합의가 폐기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에 대해 “아주 나쁜 합의였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이란은 미국이 추가 제재에 나선다면 핵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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