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오픈 3R 1타 차 선두…'송곳샷' 앞세워 우승 도전
[ 이관우 기자 ]
“보기가 없는 게 좋았어요. 내일 결승전 결과와는 상관 없이 오늘 경기에 만족합니다.”
딱 한 라운드 남았다. ‘괴물’ 안병훈(26·CJ대한통운)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섰다. 이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면 안병훈은 최경주(47·SK텔레콤), 양용은(45), 배상문(31), 노승렬(26), 김시우(22·CJ대한통운)에 이은 여섯 번째 한국인 PGA투어 챔피언이 된다.
안병훈은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726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WM피닉스오픈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 65타를 쳤다. 중간합계 16언더파 197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2위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를 한 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코스 공략이 노련했다. 3라운드 54홀 동안 보기를 한 개만 내줬다. 안병훈은 “아이언에 자신감이 붙었다. 내일도 드라이버만 잘 치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드라이버로 친 공이 러프로 자주 들어갔다. 비거리가 최대 345야드까지 나갈 만큼 공을 멀리 쳤지만 거의 절반(57.14%) 정도만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출전자 가운데 55위에 불과한 무딘 드라이버였다. 하지만 정확도가 79.63%(6위)에 달한 송곳 아이언이 이를 해결해줬다. 공이 러프에 있어도 웬만하면 아이언으로 쳐 그린에 올렸다는 얘기다. 이 덕분에 파와 버디를 많이 잡아낼 수 있었다.
첫 트로피 사냥이 녹록지는 않은 상황이다. 한 타 차로 안병훈을 바짝 뒤쫓고 있는 레어드는 PGA투어 활동 10년 동안 3승을 수확한 강자다. 이 대회에도 강한 편이다. 2011년과 2015년 각각 3위, 5위를 했다. 4타 차이긴 하지만 3위 그룹의 추격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지난해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3타 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했다. 일곱 차례 출전한 2016~2017 시즌에도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차지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32차례 PGA투어에 출전한 안병훈은 지난해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에서 열린 취리히클래식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 출전한 왕정훈(22)은 2라운드 경기 결과 중간합계 4오버파를 치는 부진을 보인 끝에 예선 탈락했다. 지난주 EPGA투어 카타르마스터스를 제패한 왕정훈은 이번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갑작스런 샷 난조에 발목이 잡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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