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아침 수영을 마치고 나오는데, 바로 옆 레인 초급반 강습을 받는 분이 잠시 할 말이 있다면서 붙잡는다. 왜 그런가 하고 얘기를 들어보니, 피부가 너무 건조하다 못해 여기저기 빨갛게 일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살펴보니 아닌 게 아니라 상태가 자못 심각했다. 어떤 곳은 가려워 긁다 보니 상처가 생겨난 곳까지 있었다.
원래 수영은 건강에 참 좋은 운동인지라 필자도 즐겨할 뿐만 아니라 주위 분들에게도 많이 권고하는 편인데 가끔 이런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물론 수영장 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피부가 너무 건조해져서 생기는 때가 더 많다. 그래서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너무 자주 씻지 말라는 얘기도 있는 것이다.
이런 피부건조증은 겨울이나 초봄에 부쩍 더 많아지는데 이는 계절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특히 겨울의 차고 메마른 공기는 피부의 각질층을 약화시키고 수분을 지켜주는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피부건조증이 악화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물론 평소 건성 피부이거나 아토피성 질환을 앓던 사람은 당연히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크림이나 피부 보습제 등으로 해결되는 때도 있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피부가 건조해지게 된 내부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피부건조증 환자는 내부 균형이 깨져서 진액이 부족하고 허열(虛熱)이 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족해진 진액을 보충해주거나 허열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나 호르몬 등을 조절해주면 자연스레 피부가 다시 윤택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인은 다양하게 있으므로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목욕을 자주 하거나 비누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것도 피부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앞서 말했던 분은 평소에 하지 않던 수영을 시작하면서 몸을 너무 자주 씻게 돼 그런 증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런 경우 가급적이면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때를 미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보통 특정 한약재 등을 물에 풀어 목욕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또한 체질과 증상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피부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하는 녹차목욕도 몸에 맞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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